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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을 청합니다..(시댁과의 불편함)

조회 수 4680 추천 수 0 2013.01.02 11:26:38

 책내신 출판사 사장님과의 인연으로 이곳까지 알고 오게 되었습니다.

사는 곳이 수도권이고 현재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방문 상담은 어려울 거 같아.. 우선 글로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요. 나중에라도 인연이 되면 뵐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결혼 한지 2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평생 독신을 고집하다 너무나 아이가 갖고 싶어 임신한 후에 한 결혼인데, 결혼 이후에 맞이하게 된 시댁과의 만남은 너무나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평생 자유롭게 내 의사결정대로 살다가, 갑자기 생겨난 시모에 대한 의무라든가, 나에 대한 간섭이라든가, 우리 집 제사에도 잘 가지 않았는데 갑자기 그쪽 조상들의 제사를 내가 챙기고, 음식을 해야 한다든가, 또 그 집안의 갈등에 휘말려 원치 않는 고통을 받는다든가, 시모의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말못할 고통을 겪는다든가..

 

결혼 이전에 남편 역시 매우 자유롭게 사는 듯 보였기에 저런 시댁에 대한 의무는 전혀 상상치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에 시댁에 가면, 마치 나는 그 집안의 자손을 낳아준 사람으로 대우받는 듯한 느낌과 진실한 나자신이 아닌, 그쪽에서 요구하는 의무와 역할에 맞게 행동해야 하는, 마치 나자신의 '고유의 가치관과 정체성'이 없는 사람으로 무가치하게 된 듯한 느낌에.. 너무나 화가 나고 남편과도 갈등이 생겼습니다.

 

물론 나자신이 당당하고 자유로우면 그들이 내게 무언의 압력을 준다 해도 나자신을 표현했겠지만, 갑작스레 한 결혼에 저자신도 얼떨떨하고, 또 새로운 사람들만 가득한 그곳에 가서 나혼자만 소외당하고 대접받지 못할 까봐 그들에게 무조건 맞춰주고 적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더욱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외적인 조건으로는 제가 남편보다 훨씬 낫기에, 시댁 식구들도 비교적 저에게 잘해주고 저를 대접해주지만 그래도 은연중에 흐르는 그들이 오랫동안 형성해온 분위기, 가풍 같은 것은 제게 너무 낯설고, 일방적이고 어떤 건 너무 이해되지 않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에 태클을 걸자니 그들 고유의 흐름에 내가 저항하고 싸울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가부터, 그래도

우리 아이에게 잘해주는 분들인데 굳이 불편하게 대적해서 나중에 그들과 만날 때 불편하게 앙금을 가질 필요가 있나 싶어 그냥 혼자 눌러 참았는데, 그것이 결국 스트레스가 되고 나자신이 그들을 만나기 전에 저항감과 분노를 갖게 되어 더욱 마음 속 병이 되더군요.

 

특히 그집의 큰 딸이 저와 나이 차이도 열몇살밖에 나지 않는데, 버릇이 없고, 어른에게 함부로 굴지만 외국의

유수 대학에 유학중입니다. 그 집에서도 그 아이가 버릇이 없다는 건 알지만 수재고 집안의 명예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존재이기에 큰 터치를 안하는거 같습니다. 또 대부분 외국에서 생활하니까요.

 

하지만 명절마다 가면 한국에 와 있는 걔를 보면 정말 기가 막히고 화가 납니다. 어른이 가도 일어나서 제대로 인사도 안하고, 뭐든지 자기 중심적으로 어른들조차 그아이에게 맞춰줘야 한다는 듯이 계속해서 불평하고 짜증을 부리고요. 남편이 무얼 먹으라고 하자" 나 안 먹는다니까!!" 소리지르고, TV 채널로 남편과 의견이 달라지자 숙부인 남편에게 "그쪽이.."라는 표현을 쓰며 버릇없이 말하고요.

 

무엇보다도 충격받은 건 그아이가 자기 동생들을 발로 밟으며 거칠게 얘기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처음에 그 아이가 자기 동생들을 발로 밟으며 "~ 해라" 이렇게 얘기하는 걸 보며 얼마나 가슴이 뛰고 놀랐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두번째 볼 때는 가족들도 옆에 있었는데 아무도 그걸 보고 얘기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평소에 너무나 거칠고 깡패처럼 부정적인 느낌이 강한 그 애에게 저도 편하게 얘기할 수도 없고, 또 집안

어른들 누구도 그 애에게 얘기를 안 하니 제가 나서서 하기가 망설여집니다. 그 애 아빠 엄마의 심기를 거스를까 두려운 것이 제일 큰 이유지요..

 

그 애의 안하무인격인 그 모습과 제 멋대로 자기 세상처럼 구는 그런 태도를 보면 정말 시댁에 가기 싫어지고, 그걸 말없이 지켜만 보며 화내는 나자신도 싫어져 정말 모멸감이 듭니다. 저런걸 참고 아무말도 못하는 내가 바보같고 그냥 우울하고 그렇습니다.

 

이번 구정에 가면 또 그들을 볼 텐데, 이런 답답함을 말 못하고 꾹꾹 참아야 하는 나자신이 또 싫어집니다. 남편의 형과 형수님과 불편하게 되어 관계가 어그러질까봐 두려워 말못하는 나자신도 답답하고요.

 

긴 글을 올렸습니다. 시댁 식구들과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네요. 그들은 그들 나름의 가치관과 고유한 패턴을 가지고 사는 이들이라.. 저 혼자 가서 그들에게 배타적으로 당할까봐 두렵습니다.

 


원장

2013.01.02 14:27:31
*.201.235.167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멀리 수도권쪽에 계신데 이렇게 저희에게 관심을 가지고 힘든 마음을 표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님은 그동안 나름 자유로운 직업과 관계를 가지면서 남의 눈치를 보지않고 자신의 뜻대로 편안하게 살아왔는데, 이제 아이를 원해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면서 시댁과의 익숙하지 않은 관계가 직접적인 님의 생활권으로 들어오게 되고, 그로인해 그동안 가진 님의 가치관과 정체성에 혼란이 오면서  남편과도 갈등도 겪게되고, 더군다나 시댁 조카의 자기멋대로의 행동과 태도에 심히 불편하고 어떻게 대처하고 행동해야할지 궁금하신가봅니다.

 

먼저 익숙하지 못한 새로운 환경과 시댁과의 불편한 관계가 님의 마음을 얼마나 힘들게 하고 저항감을 가지게 하며 분노를 일으키게 하는지 심리적으로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어쩌면 님은 이런 결혼과 남편을 선택을 한 자신의 결정이 후회스러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인생이란 원래가 자기선택이며 선택하면 그것에 따른 결과치가 주어지게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하고는 그것에 따른 여분의 책임과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이 원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저항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마음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저항과 받아들이지 않는 만큼 삶은 고통스럽기 마련이지요.

 

님은 아이를 원해서 남편과 결혼을 했지만 그에 따른 시댁과의 관계는 님의 선택 사항에 들어와 있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지금도 님에게는 시댁이란 님에게 가족도 식구도 아닌 남인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선택은 새로운 가치관과 정체성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님은 아직도 지난날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붙들고 놓지 않으려는지도 모릅니다.

 

'놓는다'는 말은 다른말로 '받아들인다'는 뜻이기도합니다. 놓음은 내가 나라고 규정한 가치와 정체성의 기준들을 놓음이며, 받아들이는 마음은 선택한 지금의 현재 상황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님은 어쩌면 지난날 님이 가진 편안함과 나만의 기준을 놓지 않으려 할수도 있고, 님이 선택한 현재의 상황들을 인정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할수도 있습니다.

 

과거 님은 혼자였지만 결혼의 선택은 님에게 아내이자 며느리이며, 아이에 대한 엄마라는 새로운 역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님은 아이의 엄마나 아내는 받아들일만 하지만 며느리의 역할과 개인이 아닌 집안과 함께하는 공동체에 대한 의무와 책임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항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님은 시댁조카의 안하무인하고 제멋대로인 모습을 보면서 많이 화가 나고, 참아야하는 답답함이 불편하고 싫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내뜻대로... 내감정대로 하고 싶은 마음과 상대와의 관계를 고려해야하는 마음사이에서 가치관과 정체성에 혼란스러운가봅니다.

 

어쩌면 시댁조카의 모습은 님의 또다른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외국에서 유학중인 아이는 모든 것을 자유롭고 자기식대로 해왔기에 가까운 사람들의 감정이나 욕구보다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중시하고 그것을 자신의 당연한 권리라고 인식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아이도 다른 환경이나 남들에게는 눈치보고 맞추는지도 모릅니다.

 

형님집의 큰 딸의 문제는 그집안의 문제이기에 님이 나서서 간섭할 문제는 아직 아닐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님은 왜 그 아이의 행동을 보면 화가 나고, 참지 못하고, 답답한가 하는 님의 문제를 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합니다. 님은 어쩌면 아직 시댁에 대해 약간의 우월감과 조카와 같이 자기식대로 하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고통은 새로운 정체성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어쩌면 님은 이제 자신을 바꾸어야 할 시기인지도 모릅니다. 님이 문제의 초점을 자신의 내부가 아닌 시댁이나 환경을 님의 뜻대로 바뀌길 원한다면 님은 그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울수 있습니다.

 

어쩌면 님은 다른사람과의 관계나 책임지는 것이 두려워 독신을 생각했거나 자유로운 직업을 선택했는지도 모릅니다. 님은 어쩌면 아직도 대인관계에서 친밀감이나 상대와 나누고 공감하는 마음의 그릇을 크게 키우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님의 내적인 마음들이 시댁 조카를 통해서 드러나는지도 모릅니다. 왜야하면 결국 관계란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책 "마음아 행복하니?"를 읽어보시면 대인관계와 지금의 불편한 상황들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임의 마음을 구체적으로 가질수 있는지 상담의 실제 사례로 정리한 것들이 있습니다.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묵티

2013.01.02 14:49:21
*.123.192.235

고맙습니다. 원장님,

이 글을 쓰면서 그리고 쓰고서 굉장히 나자신에게 깊이 다가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가 어떤 삶을 살다가 어떤 이유로 지금의 남편을 선택했고, 그 이후에 어떤 생각을 가져왔는지... 지금의 이 현상은 굉장히 오랜 나의 역사 안에서 드러나는 짧은 단편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어쩌면 원장님과 상담을 할 수 있다면 더 오래된 저의 어린 시절의 상처에서부터 어떻게 해서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없게 되었는지 등을 알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하고 나서는 주로 결혼한 여성들에게 수다떨듯 시댁 욕을 했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만족할만한 마음의 이해를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원장님의 답을 듣고 이해와 통찰을 얻게 됩니다.

책을 사서 읽어보겠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되어 한 번 상담을 받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원장

2013.01.02 15:59:35
*.201.235.167

답글의 내용이 너무 직선적이고 문제를 지적하는 듯하여

많이 불편할수도 있지 않을까 염려하였는데

편안하게 받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상담은 자신에 대한 깊은 통찰과 새로운 이해를 가지는 

또다른 자신과의 만남이라할 수 있지요.

 

책을 읽어보시고 기회와 인연이 되시면

언제던지 만나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

 

묵티

2013.01.02 16:37:57
*.123.192.235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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