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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수교육 첫 시간을 다녀왔다. 마음이 복잡하다.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이다.



먼저 몸을 이완하여 최면 속에서 이미지를 떠올리는 활동을 할 때 몸 이완부터 안 되어 애를 먹었다. 오른다리는 떨리고 온몸에 힘이 들어가 빠지지 않았다. 만약 집이었다면, 아무도 없었다면 난 어느 정도 이완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완할 수 없었던 이전의 기억으로 오늘도 그렇게 흘러갔다.


3년 전 아이수 때와 똑같이 반복하는 것 같아 내 자신에게 실망스럽다. 조건이 달라지면 몸이 다르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아 근본은 마음이 문제라는 걸 알겠는데 정상 범주를 벗어난 몸 상태를 자꾸만 탓하고 싶다.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자신을 찾아보기’에서도 긴장하고 떨면서 상대를 의식하는 것으로 끝났다. 내 마음의 가장 기본 패턴이 자동으로 돌아간다. 이 패턴이 작동하는 한 나는 이 경험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나 자신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난 문 밖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서 있는 꼴이었다. 반면 나와 같이 한 은경 씨는 3회쯤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자신이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하며 살아온 것을 떠올려서라고 했다.


발표하기 시간. 내 차례를 기다리는데 많이 긴장된다. 내가 상상한 것보다도 더. 다른 사람 이야기가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건성으로 듣는다. 그 사람에게는 정말 소중한 이야기일 텐데... 내 차례가 되었고 발표를 했다. 쓴 대로만 간략하게 했기 때문에 예상처럼 시간이 남는다. 원장님이 추가로 질문을 하시고 내가 답하면서 발표를 마쳤다.



원장님 질문을 들으면서 비로소 깨달음이 온다. 난 왜 내 이야기를 좀더 적극적으로 구체적으로 털어놓으려 하지 않는가.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다. 두루뭉술하게 ‘긴장으로 살아온 삶’이라 표현했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엄마의 와병과 간병과정, 내 병의 병명과 구체적 증상, 병 증상이 만든 트라우마와 고통, 센터에 처음 오던 때와 다시 왔을 때 이야기 등. 3분을 채우고도 남았을 이야기들을 나는 다 묻어 두었다. 왜일까? 부끄러워서는 아니다. ‘해 보았자 무엇하나,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라는 채 인식되지 않았던 포기와 소극성이었다.



그리고 그 소극성은 내 삶의 중요한 특징이다. 누가 굳이 물어보거나 들추지 않으면 표현하거나 시도하지 않는다. 내 삶인데도 어쩌면 누군가 불러 주기를, 말 안 해도 알아주기를 원하며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발표를 하고 나서도 마음이 차분해지지 않는다. 뒷사람 이야기도 그냥 흘려듣는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아이수 동기들에게 미안하고 내 자신의 문제에만 빠져있는 내가 한심하다.



이번 아이수를 통해 나는 좀 더 내면으로 들어가고 마음을 열 수 있을까. 몸의 한계를 핑계대지 않고 그 한계를 조금이라도 넘어볼 수 있을까. ‘나’를 진정으로 한 번 던져 볼 수 있을까. 글을 쓰고 나니 답답하고 부끄러워 내 자신을 비난하던 마음이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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