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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P 소감문 - 노랑나비님

조회 수 2676 추천 수 0 2014.08.06 15:25:49

INP 소감문



무지개조 노랑나비



이틀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다니 너무 아쉽다. 작년 여름에 있었던 INP를 참가하지 못했기에 올해는 정말 참여하고 싶었고 INP 이름처럼 나 없음과 그리하여 문제 없음까지 진정 느끼고 싶었다.


첫 시작인 우리 조 지키기를 시작하기 직전, 작년 겨울 처음으로 조 지키기를 했을 때가 생각났다. 조원들 팔을 끼고 눈을 감은 후 나에게 다가오는 상대편 사람들을 느끼며 엄청난 공포심에 빠져 처음부터 끝까지 괴성을 질러대던 내 모습..


이번엔 내가 어떻지?’하고 나를 보니, 이럴수가~!!! 그때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느껴졌던 공포심이 느껴지질 않았다. 그저 끈끈한 단결력이 있어야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갑자기 사랑하게 된 우리 조원들에게서 떨어지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과 가벼운 긴장감이 있을 뿐, 내가 오히려 놀랄 정도의 평온함이 느껴져 기분좋게 시작할 수가 있었다.


열심히 참여하던 중, 송이가 다치는 상황이 벌어졌다. 원장님이 내 이름을 부르시며 송이를 부탁하셨고 예슬과 함께 응급차로 가던 중 한명의 보호자만 탈수 있는 상황에서 예슬이가 <내가 가 줄수 있는지>를 물어봤다. 그 순간, 몸이 안 좋아 몸쓰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 있던 예슬이가 병원에 가고 나는 참여하는게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바로 이어 든 생각은 예슬도 감기랑 열땜에 몸이 안 좋은 걸 알기에 걱정되는 마음과 그동안 마음을 나눈 송이를 내가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 수학 여행때 종종 응급실에 학생을 데려가본 경험에서 나오는 평정심 , 원장님이 부탁까지 하셨는데..하는 책임감 등 정말 여러 가지 생각이 순식간에 솟구쳤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물어봤다. 너 프로그램 빠져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겠어? ’ ‘응 이거 선택해볼께.. 만약 후회가 조금 되도 그 후회까지 껴안을께하는 답이 나왔고 응급차에 올라탔다.

 

역시 응급차안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이 아주 조금 올라왔지만 이렇게 된 것도 언제나 열심히 어떤 코스를 다 밟아야만 안심했던 나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제 <코스를 다 밟아야 안심했던 완벽함>에서 아주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진 상태여서 그런지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도 곧 놓여졌고 그런 나를 보는 것이 기분좋았다.

 

그런데, 송이를 치료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다른 사람들은 안대차고 밖으로 나갔고 혼자 지키고 있다>는 예슬의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작년 지리산 경험중에 안대차고 신뢰쌓기 활동이 참 좋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이번 INP에서는 <반드시 나도 하리라>하고 기대가 가장 컸던 활동이었는데, 그걸 나 없는 시간에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아까 놓여졌던 아쉬움들이 다시 크게 올라왔다.

지금이라도 가면 나도 참여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택시를 타고 숙소로 가는 길을 어둠속에서 찾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어 시간이 걸렸다. 내가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안대체험이 끝나고 서로 소감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 경험이 이번에는 나와 인연이 없을 뿐이야>라는 생각으로 아쉬움을 달래었는데 사람들의 체험 이야기를 들으니 아쉬움이 다시 올라왔다. 특히, 잠시 멈추어 바람을 느꼈던 순간이 여러명이 너무 좋았다고 해서 나도 너무나 느껴보고 싶었다.


그 아쉬움으로 가득한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리고 결정했다. 뒤늦게 혼자 하는 것이 마이 쑥쓰러웠지만 내가 체험하고 싶은 것을 체험시켜 주고 싶었다. 안대를 빌릴 수 있냐고 묻는 내 모습에 성원선생님은 팡 터지셨고 채원이에게 부탁을 해서 함께 캄캄한 밖으로 나갔다.

 

안대를 하고 여기저기를 걸으니 너무 좋았고 아까 그토록 맞아보고 싶었던 바람도 실컷 느낄 수 있었다. 채원이는 그런 나를 배려해 이곳저곳을 기다려 주었고, 바람맞는 시간도 기다려 주었다. 온전히 나의 경험을 위해 늦은시간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함께 해준 채원이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꼈고 감사함을 표현한 후 먼저 들여보냈다. 아직 나는 더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자리를 떠나기가 너무 아쉬웠다.


안대를 쓰고 혼자 조금씩 걸어보았더니 내 발바닥의 느낌이 생생히 느껴졌다. 조금만 양 옆의 나뭇가지에 부딪히면, 두려움 때문에 바로 눈을 뜨는 나를 보며 풋 하고 웃기도 하면서 바닥에 편하게 웅크려 앉아서 정말 실컷 바람도 느끼고 가끔씩 안대를 벗으며 갑자기 눈 앞에 펼쳐지는 어두운 산의 모습을 그저 바라보는 일도 원없이 했다. 만약, 혼자 안대쓰고 나가는 것이 쑥쓰러워서 하지 않고 괜찮은 것처럼 넘어갔더라면 그런 충만감과 행복감은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다른 조의 연극을 보면서는 조금 경직되어 있는 나를 보았다. 우리 조의 총감독(?)역할을 하면서 직접 연기를 하지 않았기에 내가 얼마만큼 부드러워질 수 있는 지 경험할 기회가 없어서 더욱 그렇게 느낀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정말 너무나 가볍고 유연하게 연기하는 혜령이의 모습이 신기하고 놀랍고 부러웠다. 나라면 저렇게 담화의 연기를 할 수 있었을까? 못했을 꺼야 하는 생각이 들며 내가 여전히 이러이러한 나 있음 상태에 있는 것이 아쉬웠다. 그러나 뭐 어쩌겠나,,언젠가는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아쉬움을 한켠에 놓았다. 이 비교하는 마음 자체가 나를 문제 있음의 상태로 만드는 주범이니 <아무 문제 없음.. 나 괜찮음^^> 이라고 주문을 한번 되뇌어 볼뿐..


그래서, 술명상때는 정말 나를 한번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하필 고른 이쁜 잔이 큰 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꿀꺽 꿀꺽 원샷도 자주 하고 여하튼 신나게 삼켜댔다. 그랬더니, 역시 알딸딸,, 술을 마시면 눈이 감기는 습관대로 눈이 감겼고, 감긴 상태에서도 원장님이 <노랑나비 한번 앞에 나가보라>는 말씀을 하시기에 그 순간 전혀 빼거나 주저하지 않고 가볍게 나갔다. 언제나 빼거나 주저하는 내 모습을 놓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뒤에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 순간이 나의 <잘해야된다는 내 기준을 놓은 나 없음상태>였음을 알게 되었다. 술에 취하다 보니 혀꼬부라진 소리지만 어쨌든 센터가족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렸고 술 때문에 춤이 제대로 춰지질 않았지만 추긴 추었고, 길게 추고 싶었지만 기억이 나지 않아 진짜 짧게 추고 들어오는데 날 탓하는 마음이 크게 들지 않았다. 살짝 올라온 내 판단을 놓고 <못해도 괜찮아~>하고 나를 다독였으며, 이어서 밀려오는 <그렇게 나 자신을 괜찮게 봐주는 나>에 대한 행복감..을 비몽사몽간에 맛보았다.


오히려, INP를 하고 있는 동안은 나 없음 상태가 되었는지조차 몰랐는데, 다 끝나고 선생님들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그토록 경험하고 싶었던 <나 없음 상태><나도 모르게 했다>는 것이 좀 황당하기도 하고 어쨌든 경험 했기에 기분도 좋다.

내가 <이러이러한 게 나 없음 상태야>라는 무엇인가를 정해놓고 있었기에, 나 없음 상태가 와도 그것이 내가 바라던 나 없음 상태인 것을 몰랐다는 우스운 아이러니..

 


어쨌든, INP를 통해 오랫동안 갖고 있던 공포심과 뭔가를 다 해야 한다는 집착을 꽤 많이 놓은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기뻤고, 가슴을 열면서 눈물과 함께 상대방에게 내 마음속 이야기를 했던 경험과 고개를 끄덕이지 않아도 나를 그저 봐주는 상대방을 보면서 <이야기를 정말 잘 들어준다는 것은 단순히 착착 감기는 맞장구와 고개 끄덕임이 아니라> <내 가슴을 열어 듣는 것>임을 경험한 것, 자연 속에서 그저 있음과 충만감을 맛본 것,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긴장하고 있구나, 어색해하고 있구나를 순간순간 볼 수 있었던 것 모두 하나 하나 다 값진 경험이었다.


정형화된 것이 아닌 그 순간순간의 흐름을 따라 하시다 보니, 그만큼 힘드셨을 원장님과 성원선생님.. 다음에는 조금 덜 힘드실 수 있도록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미리 도와드리고 싶다. 정말 이런 좋은 체험을 경험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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