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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님의 단식 체험기...

조회 수 1979 추천 수 1 2015.09.08 14:59:02

1. 단식 1일차


아침식사는 불규칙적으로 하고 점심 식사를 시간에 쫓겨 급하게 먹었다. 요즘은 아니지만 작년만 해도 바쁘게 다니다보니 끼니를 거르거나 컵라면 혹은 김밥으로 때웠다. 그러다보니 단식을 시작해도 몸에 별 반응이 없었다. 그런데 생각이란 녀석이 참 무서운 것이 센터에서 힘들다. 어지럽다... 등등의 반응을 듣고서 점심시간 후 온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얼른 반응을 적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노트에 기록을 했다. 어느 순간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떨리는 반응이 없어졌다. 글쓰기에 집중하느라 머리가 잊었나보다.



그리고 힘이 없는 것 같아 효소를 얼른 마셨더니 눈이 번쩍 뜨였다. 사실 이것도 성원선생님께서 힘이 난다 말씀하셨던 것이 작용한 것 같다. 그리고 졸음이 몰려왔다. 꿈인지 현실인지 비몽사몽이었다. 다행이 학생들이 없어 책상에 잠깐 엎드려 있었다. 졸음을 쫓기 위해 물을 자주 마셨다.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상과 똑같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걸어서 퇴근했다. 효소가 절반이나 남아 집에 와서 마구 마셨다. 의식적으로 물을 많이 마시려고 노력했다. 내가 음식을 정말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먹는다고 느끼게 된 시간이었다.



2. 단식 2일차


아침 늦게 일어났다. 배가 살짝 고픈 것 같았다. 물을 마시고 구충제부터 먹었다. 나머지는 어제와 같은 방법으로 임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잠이 쏟아지더니, 오늘은 트림이 자꾸 나왔다. 그리고 가슴에 알약이 걸린 듯한 느낌이었다. 답답했다. 의식적으로 물을 마셨다. 배고픈 것을 느낄 때 소금 한 톨을 입안에 녹여먹었다. . . .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음식을 먹으려 하는 모습을 보았다. 평소에는 먹고 싶은 음식이 떠오르지 않아 주변 사람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따라 먹었는데, 어제 오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음식이 생겨 기뻤다. 먹는 것의 즐거움, 음식의 감사함을 느꼈다.



3. 단식 3일차


어제 밤늦게 갑자기 추위를 느꼈다. 이불 하나를 덮었는데도 온몸이 떨렸다. 이불 하나를 더 꺼내어 몸을 웅크리고 가만히 누웠다. 그러다 잠이 들었다. 온 몸에 열이 났다. 감기 기운 같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니 개운했다. 약간의 두통도 있었다. 차를 타고 시외를 가게 되었는데 멀미가 났다. 구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차멀미라고 해본 적이 없는데...


시골에 도착했는데 평소와 달리 풀 냄새가 콧속으로 훅~들어왔다. 비가 온 뒤라 하늘도 맑았다. 시원한 바람도 불어왔다. 상쾌했다. 가족들이 단식을 하는지 몰라서 식사시간에 계속 음식을 권했다. 순간 의식없이 먹어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속이 좋지 않아 하루 정도 식사를 거른다고 둘러댔다. 먹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 생각에 더 매이는 것 같았다. 어제 칠성시장 족발골목을 거닐 때도 먹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오늘 더 생각이 일어나는 것 같다.



4. 단식 4일차


아침에 눈을 떴는데 일어나지 못해 그대로 누워 있었다. 정말 기운이 쪽 빠져있었다. 침대에 앉아 차가운 공기를 쐬려고 창문을 열었다. 간신히 일어나 남편에게 괜찮은 척하려고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빨리 등교와 출근하고 마냥 뻗어있고 싶었다. 죽을 것 같았다. 이제 음식에 대한 생각은 없어졌는데 이 상태로는 출근 못할 것 같아 링거라도 맞아야하나 생각했다. 그래서 선생님께 못하겠다고 말씀드리려다 말고 두어 번 단체 톡 방에 쓰다 지웠다. 내가 한 말로 다른 사람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니 정말 못할 것 같았다.


카페에 들어가 글도 읽어보고 단체 톡도 읽어보고했는데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그때 성원 선생님의 한줄기 빛과 같은 조언, 신나는 음악을 들으라하셨다. 마침 런닝 에너지라고 뛸 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있었다. 평소에는 소음같더니 들을수록 힘이 났다. 처음에는 눈을 감은 채 빨래를 개면서 고개만 까딱거렸다. 그러다 에너지를 먹는 게 아니라 몸이 흡수한다는 말이 믿겨졌다.


둘째아이와 손을 맞잡고 깡충깡충 뛰었다. ~ 내가 낸 한 생각이 나를 이렇게 옭아매었구나. 무엇엔가 탈출한 느낌이었다. 자유로워진 기분이었다. 둘째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나오는데 파아란 가을 하늘 앞에 대성당이보였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눈물이 흘렀다. 어제 읽은 책에서 나무에도, 코끼리에도 신이 있다고 했는데, 그것이 다가왔다. 나무에도, 파아란 하늘에도, 솜사탕 같은 흰 구름에도, 내 마음에도 그가 있었다. 경이로웠다. 감사했다. 하루 종일 에너지 넘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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