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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기 아이수교육 4주차를 마치고... - 빙고

조회 수 1803 추천 수 0 2015.10.26 13:03:37

교육중에 선생님께서 이미지 명상 유도를 해주셨다. 명상에 들어감에 따라 몸을 내려 놓으라고 하셨다. 내 몸이 내려간다는 건 어떤걸까? 그 생각이 돌때 잘해야 된다와 잘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느낌에 가슴이 답답하고 위에서 내 가슴을 무언가 쿵 누르는 듯한 압박감에 엄청난 떨림이 느껴졌다. 계속 보면서 무서워하고 있는 나와 그 무서움이 내 가슴을 끌어당기고 있는 나를 보았다.






계속 호흡을 하면서 가슴속으로 외쳤다. 죽기 아니면 살기다. 죽기 싫다. 난 더 이상 이렇게 살기 싫다. 별일 없을거야... 에라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내 가슴에게 주문을 걸었다. 조금은 무서움에 안 잡히고 갑자기 내 몸뚱아리 전체가 센터바닥에 추욱 늘어지는 듯한 느낌을 타고 흰방을 떠올렸다.



흰방에서 나는 파스텔 빛의 태양을 손에 쥐고 있었다. 그 태양을 두손에 만지고 있는 나는 창이 나있는 흰방의 의자에 앉아서 들어오는 아버지를 만났다. 우리 아버지는 최근의 모습으로 들어오셨다. 검소한 옷차림에 등산화, 미간에 선명한 일자주름의 아버지... 아버지에게 평온함을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리 아버지는 그때 굉장히 무언가 해탈한 듯 초연한 미소를 짓고 계셨다.



그리고 아버지의 손을 만져보았다. 우리 아버지의 손은 굳은살이 많다는 상념에 내가 상상했는데 아버지의 손은 몽글몽글 따뜻함이 흘러나왔다. 아버지와 그 얘기를 나누고 퇴장하셨다. 아버지의 쓸쓸한 굽은 등과 뒷모습이 내 가슴에서 슬픔과 씁씁함이란 감정으로 올라왔다.



다음은 어머니가 보였다. 어머니는 내 초등학교 때의 부동산을 하면서 돈을 잘 벌고, 자기 멋을 내고, 아프기 전 예쁘고, 화려한 시절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모피코트에 가죽 구두, 예쁘게 화장한 얼굴의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보자마자 일단 화부터 났다. 어머니께 바란 건 소통이었다. 어머니식의 멋대로 해석과 멋대로 행동해서 나에게 상처줬던 모든 일들이 생각나서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났었다고....



그런 어머니를 지금은 받아들이고 수용해야할 만큼 약해진 어머니를 보면 내 삶이 너무 원망스럽다고 어머니한테 이제 하소연할 곳도 없다고...등등 그런 어머니는 무언가 불편한 얼굴의 표정을 지으시더니 억울하다는 어머니식의 재촉하는 걸음으로 후다닥 흰방문을 열고 퇴장하셨다. 우리 어머니의 손은 굉장히 거칠었다...



이 명상 교육이 끝나고 법인 선생님이 말씀해주셨다. 아버지에게 받고 싶어 했던 것은 평온함이었는데 내가 아버지가 두려워서... 무서워서... 불안이 올라온다고... 어머니에게 받고 싶어 했던 것은 원활한 소통이었는데 어머니식의 (자기 멋대로) 소통에 내가 분노와 답답함이 올라온다고...



소름돋는 건 이런 아버지의 불안과 어머니식의 멋대로가 나에게 그대로 내려왔으며, 그건 결국 내 멋대로 할거야..라는 걸 선생님이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자각시켜주셨다. 순간 엄청나게 쪽팔리고 알고 있던 사실을 구체화해서 가슴에 푹 찔려서 쥐구멍에 숨고 싶고 눈치보이는 게 올라왔었다.



! 쪽팔려 XX 근데 한편으론 그런 나를 어느 순간부터 최근 센터를 다니며 도반들과 소통하거나 일지를 쓰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혹은 주방 일을 본격적으로 했던 시절이나 군에서나 항상 체험하고 느끼고 있었다. 나는 기본만하면 어느 집단을 가서든 문제없다. 잘한다는 소리 듣고 인정받고 무난하게 갈 수 있는 캐릭터다. 근데 항상 오버를 하거나 잘하고자 하는 마음과 더 인정받으려는 욕심이 올라올 때 난 내 스스로를 조여서 오히려 실수하거나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하거나 예측하지 못한 일을 벌여서 주변과의 관계에서 힘들어졌던 경험 ....



또는 내 스스로 그 책임감에 허세와 허풍 지키지 못할 이상으로 이어져서 스스로 으아아 나는 안돼! 또 이것밖에 안돼! 하며 무너지는 패턴이 엄청~나게 심하다! 그래서 선생님께 여쭤봤다. 선생님은 나에게 기본을 강조하셨다. 기본이 뭘까? 내 머릿속에서 순간 떠오른 건 잘 먹고 잘 자는 거요.’라고 답했다. 선생님이 맞다고 하셨다....



문득 생각해보니...난 잘 먹지도 잘 자지도 잘 쉬지도 못 하는 것 같다. 식욕도 매우 왕성해서 남들보다 과하게 먹는데 문제는 먹고 나서 제대로 쓰지를 아니하여 한없이 쉬거나 무기력해진다. 그렇게 있으면 소화불량도 걸리고 뭔가 가슴에 채인 것이 머리가 뜨거워지는 패턴으로 이어지곤 했다. 또 잠을 잠에 있어선 잠을 기본적으로 하루나 한주를 기준으로 봐도 너무 적게 잘땐 적게 자는데 많이 잘때 몰아서 자는 습이 있고 기본적으로 잠도 깊게 못자고 쉽게 잠들지를 못한다. 생각이나 감정이 채인 날은 더욱 그렇다.



이런 것을 적고나니 성인되어서 먹고 자는 것조차 제대로 훈련이 안된 내가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어쩌겠나? 내가 만들어놓은 내 패턴인데... 그래서 아이수를 마치고 어제는 잠이 온다는 신호를 느꼈다. 그래서 집에 가서 일지를 쓰다가... 에라 모르겠다...하고 씻고 자버렸다. 중간에 역시나 하고 깼다. 새벽1시였다. 잠 안올 땐 폰을 보거나 방에서 뒹굴거리면서 생각이나 감정을 정리하려고 하는데 새로운 방법으로 책을 읽었다. 책을 보다가 졸려서 다시 잠들었다.



그리곤 9시에 일어났다. 예전 같으면 늦잠 잤다고 질책하는데 사실 늦잠이 아니다. 내 일하는 시간은 12시까지 출발하면 되는 것이고 아무 문제없으니 난 어제 쓰던 일지를 마무리하려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기본' 앞으로 내가 훈련해야 될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기본'이란 어느 집단에서 일하든 나의 위치를 명확히 인식하여 내게 주어진 ''들과 내가 간섭하지 않아도 될 부분과 감정 걱정을 명확하게 인식하여 신경을 끊고 해봄을 하는 훈련이다.



그리고 삶에 있어서도 제 시간에 밥 먹고, 제 시간에 쉬고, 제 시간에 일가고, 제 시간에 자는 것, 그리고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하고 있는 센터와 관련된 교육에 있어서 일지를 꾸준히 작성하는 것과 꾸준히 절하는 습관 꾸준히 걷는 습관, 꾸준히 강의 듣는 습관...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누군가의 눈치로 강요받아서 하던 '망상속의 나'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에게 필요한 훈련들이 이것저것 떠오른다. 앞으로도 오뚜기처럼 또 쓰러지고 또 일어나고 할 것이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 '초심''기본'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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