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엇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그것과 친해진다는 의미이며,

친해진다는 것은 서로 접촉하는 만남을 통해

서로를 경험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주로 무엇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일까요?

외부의 대상인 사람이나 사물들과 친해지려고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과 관계를 맺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것도 아니라면 외부를 대하는 자신의 욕망이나

생각 또는 감정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일까요?

관계맺음은 서로 간에 동등한 만남이어야하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관계맺음이 상대를 통제하거나

외부를 자신의 원함으로 관리하려는 시도일 때는 만남이 없습니다.

우리가 어떤 만남을 경험하던지

그것은 자신의 의식세계를 지배하는 리얼한 현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무엇을 만나고 있느냐에 따라

자기만의 리얼한 현실 세계를 창조하며 살아갑니다.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바람이 흔들리는 것일까요?

아니면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일까요?

바람도 나뭇잎도 아니라면

그것을 보는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일까요?

대상의식에 빠진 사람은 외부의 조건인 바람이 분다라고 할 것이며,

‘나’의식에 집착하는 사람은 나뭇잎 자신이 흔들린다고 할 것이며,

마음의식으로 보는 사람은 바람도 나뭇잎도 아닌

마음이 일어나고 사라진 것이라고 얘기할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무엇과 관계를 맺고 있을까요?

대상입니까? 아니면 ‘나’입니까? 아니면 마음입니까?

만약 대상도 ‘나’도 마음도 아니라면 관계맺음은 어디에 있을까요?

바람이 붑니다.

나뭇잎이 흔들립니다.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