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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연기를 통한 업식의 제거...

조회 수 1362 추천 수 0 2017.03.20 14:08:30

부처님께서는 12연기를 말씀하셨습니다. 12연기는 무명에서 시작됩니다. 무명(無明) - () - ()- 명색(名色)- 육입(六入) - () - () - () - () - () - ()- 노사(老死)로 진행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인간의 마음이 이렇게 12개의 단계를 거치며 인연생기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12연기를 정확하게 이해하면 삶의 고통을 꿰뚫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했습니다.

 

다른 생명체와 다르게 인간은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생각이 만든 과거와 미래라는 환상의 세계를 살면서 스스로 고통을 만들어 냅니다. 이런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 내는 세계를 부처님은 고통의 바다(苦海)’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이런 진실에 깨어있지 못하면 자기만의 고통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며 살아야합니다.

 

인간의 고통은 진실을 왜곡하는 자기식의 무명에서 일어납니다. 무명(無明)이란 빛이 없는 어둠 같은 무지를 말합니다. 우리가 학교나 삶을 통해 배워야할 것은 개념과 관념에 묶인 마음이 아닌 진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행복하고 자유롭기를 원한다면 지혜로워져야합니다. 지혜로워지면 삶은 순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하지만 지혜가 부족하면 우리는 자기만의 왜곡된 생각과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삶의 상황에서 엉뚱하고 어리석은 선택이나 결정을 하게 됩니다. 진실이 아닌 생각을 마치 진짜 사실인 것처럼 붙들고 그것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여 주변과 상대를 보지 못하는 마음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무지에 따른 행동을 ()’이라고 합니다. 업은 우리가 일으키는 생각과 말, 행동의 3가지가 원인이 되어 그것에 따른 결과가 일어납니다.

 

이런 업(행동, 습관)은 반복되면서 12연기의 다음단계인 자기만의 식()으로 굳어집니다. 이때 이 두 가지를 합해서 우리는 업식(業識)이라 부릅니다. 업식은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반복하거나 무의식화 된 마음의 패턴을 말합니다. 이것은 상황에서 똑같은 말이나 똑같은 행동, 반복되는 생각의 패턴입니다. 우리는 진실이 아닌 왜곡된 자기만의 익숙한 습관적 행동이나 말, 생각을 반복합니다. 이것이 바로 무지가 만든 고통이자 상처이며, 어둠입니다.

 

우리는 자기만의 업식으로 외부세상 즉 명색(名色), 이름과 모양으로 되어있는 세상을 바라봅니다. 자동차, 나무, , , 지구, , 소리.... 등등 우리가 감각으로 인지하는 외부의 사물들을 명색(名色)이라 합니다. 우리 옆에 있는 사람, 남자, 여자, 내가 사랑하는 사람... 모두가 명색입니다. 이런 외부세계를 인간은 있는 그대로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업식의 무지로 보기 때문에 고통스럽습니다.

 

그리고 외부세계를 바라보는 인간의 감각을 육입(六入)이라 했습니다. () - , () - , () - , () - , () - 촉각, () - 의식 등과 같이 우리가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말하고, 감촉하고, 생각하는 이것을 육입(六入)이라 합니다. 우리는 외부세계(명색)를 육입으로 촉()합니다. 똑같은 감각으로 똑같은 외부세계를 똑같이 접촉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로 다른 업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것을 보아도 업식이 다르기에 다르게 보게 되고, 같은 소리를 들어도 서로 다르게 듣습니다. 같은 음식인데도 한사람은 맛있다고 하는데 다른 사람은 맛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업식은 서로 다릅니다. 업식이 다르기에 각 상황을 접촉하게 되면 전혀 다른 반응과 다른 선택이 나오게 됩니다. 이런 인간이 지닌 업식의 반응을 우리는 고통이라 합니다.

 

부처님께서 이런 인간의 마음구조를 명상을 통해 너무나 명확하게 꿰뚫어 보셨습니다. 이런 서로의 업식이 다름에서 우리는 이제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새롭게 행동으로 나아갈 것인지 결정하는 단계가 바로 수()입니다. ()는 받아들임과 알아차림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지겹게 반복하는 업식(습관)을 알아차리게 되면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이때가 바로 수행의 시작이고, 업식에서 벗어나는 변화의 시작입니다. 근래에는 이 알아차림()을 다이어트나 의식과 습관의 변화에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알아차림은 삶의 모든 부분에서 적용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알아차리면 새롭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알아차림과 동시에 우리는 과거부터 익숙하게 반복하던 패턴들에 대해 똑같이 습관적으로 할 수도 있고, 그것과 다르게 새로운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수()의 단계에서 우리가 자신의 익숙한 습관적 패턴을 알아차림이 되지 못하면 우리는 원래의 자기 업식을 반복하게 됩니다. 업식의 에너지는 거대한 블랙홀과도 같습니다. 업식은 어릴 적부터 반복해온 생각과 감정의 패턴들이 거대한 에너지 장을 형성하여 있어서 우리가 그것을 벗어나기에는 매우 어렵습니다. 거대한 블랙홀은 모든 것을 흡수하고 그것에 가까이 다가가면 빨려가기 마련입니다.

 

인류의 몇몇 사람들은 오직 간절함의 힘으로 자기내면의 블랙홀을 벗어나기도 했지만 일반사람들에게는 쉽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이런 자기만의 업식의 블랙홀에서 벗어나려면 올바른 마음에 대한 공부와 그것을 알고 있는 바른 선생이 필요합니다. 선생은 우리가 자기도 모르게 자기업식에 빠져있을 때 업식에 빠져있음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비추어 주는 사람입니다. 우리에게는 올바른 알아차림을 알려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알아차림으로 무지에서 벗어나는 지혜의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의 단계에서 업식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익숙한 패턴을 반복하게 되면 우리는 12연기의 다음단계인 ()의 단계로 나아갑니다. 애는 갈애(渴愛)의 준말로 익숙한 욕망에 사로잡혀 그것에서 벗어나지 번뇌의 불길에 휩싸이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번뇌의 불꽃에 빠지는 것을 ()’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기존의 익숙한 업식에다 더 강한 욕망의 업식을 더해서 새로운 업식을 더욱 강화합니다. 이를 '()'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업식이 확 커지면서 '()''노사(老死)라는 고통의 새로운 반복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윤회입니다. 우리는 이런 익숙한 윤회의 패턴을 일상에서 반복하면서 그것을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고요한 명상 중에 인간 삶의 반복되는 패턴을 보시고 이것을 12연기로 설명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패턴을 정확하게 통찰하게 되면 자기만의 업식을 알아차리고 윤회의 고리를 끊고 열반의 세계에 들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업식이 내려진 곳에는 생각과 분별이 멈추고 원래의 있는 그대로와 마음 밖에 없습니다. 온갖 망상이 일어나고 사라지지만 본래 마음은 고요하고 청정합니다. 모든 업식은 생각이 지은 개념과 관념과 기억의 환영들입니다. 선악도 없으며, 좋고 나쁘고도 없으며,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없습니다. 그냥 텅 빈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마음에서 한 생각이 일어나고, 어떤 분별의 상들에 집착하거나 취하려고 하는 순간 우리는 다시금 고통의 바다를 헤엄치게 됩니다.

 

명상을 처음 할 때 우리가 눈을 감으면 더 많은 생각과 잡념이 난무합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계속 알아차리고 바라보고 놓아두면 점차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어느 순간이 되면 우리는 익숙한 마음이 일어키는 모든 상들로부터 고요해집니다. 업식에 묶이지 않는 편안함을 터득하게 됩니다. 그때 우리 안에 있던 본래의 지혜로움과 편안함, 사랑이 빛을 발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지금 강한 자기만의 업식에 빠져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탐구하고 공부해야합니다. 자기이해와 지혜의 앎은 업식에서 벗어나려는 간절함에 비례해서 생겨납니다.

 

간절함을 초심이라고도 합니다. 초심은 자신이 처음 먹었던 마음입니다. 그것은 진실함에 대한 소망이자 꿈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초심이 어쩌면 모든 공부의 처음과 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무지의 어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이나 지긋지긋한 업식의 패턴을 벗어나려면 강한 결심이 꼭 필요합니다. 왜야하면 업식은 귀신에게 빙의되는 것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일어나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둘러싸고 있던 익숙한 빙의체가 우리를 엄습합니다. 그리면 자신도 모르게 우리의 업식대로 행동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업식에서 벗어나서 자기만의 진실한 삶을 살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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