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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5일째를 보내며....

조회 수 1146 추천 수 0 2017.04.13 12:59:15

단식하고 2~3일에는 몸은 축 쳐지는 느낌과 무거운 느낌이 들었고, 마음은 여러 가지 부정적이고 불편한 생각들로 어지러웠다. 하지만 4일 째를 지나고 오늘 아침에는 몸도 가벼워지고 머리도 뭔가 걷힌 개운한 느낌을 받는다.


어떤 것이던 새로운 무언가를 행하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익숙한 것을 유지하려는 습관으로 새로움에 강한 저항을 보이는 것 같다. 그러기에 새로움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익숙한 저항의 에너지를 알아차리고 그것의 한계를 넘어 서는 것이기도 하리라. 막상 익숙함의 저항을 넘어서면 모든 것은 원래 제자리에서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다시 자연스러움으로 돌아간다.


먹는 것에 대한 욕구는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2~3일을 지나면서 익숙한 에고는 힘이 빠지면서 약간의 우울감이 드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원하는 먹는 것에 대한 통제와 뭔가 강한 열정으로 하려는 마음이 자제되면서 일어나는 무력감이 아닐는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 생각해본다. 우리는 육신의 양식으로 사는가? 아니면 마음의 양식으로 사는가? 육신의 양식이 끊어진 지금은 몸에 힘이 조금 빠지고 뭔가 하려는 의욕이 저절로 내려진다. 하지만 마음은 텅빈 느낌에 무엇을 붙잡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는 그것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원래 수행이라는 행위도 노력도 모두 의도되고 만들어진 것들이지만 그것이 무엇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상태를 이루거나 도달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지금 있는 이대로에 좀더 예민하게 깨어있고, 확장 된 열림의 의미라면 그것도 그것대로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집을 나서나는데 아침 햇살과 함께 반짝이는 나뭇잎과 맑은 하늘 그리고 선선한 봄바람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것과 함께 했다. 자연과 하나 된 열린 마음, 주변의 모든 사물들이 나누어져 있지 않고 전체로 느껴진다. 그냥 그대로였다. 그것이 나였고, 나는 모든 것이며, 나는 또한 없다.


원래의 마음, 텅빈 마음, 있는 그대로... 무엇이라 이름할 수 없는 그것에서 나는 한번도 벗어난 적도, 머문 적도 없다. 나는 이 순간 살아 있는 것인가? 아니면 죽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살아있다고 하며 무엇을 죽었다고 하는가? 고정된 나가 없는 그곳에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생각은 일어나지만 본 것도, 들은 것도, 생각은 남아 있지 않다.


단식은 관계와 생활에서 추구하는 것을 멈추게 하고, 노력하고 되려는 마음을 쉬게 한다. 잠시 모든 것이 정지된 듯이 그냥 있어 본다. 일어나고... 사라지고... 인연의 물결은 움직이지만 바다는 언제나 그대로 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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