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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과 천국은 어디에 있는가?

조회 수 1596 추천 수 0 2017.11.19 16:20:25

사람들의 일상은 순간순간 지옥과 천국을 왔다갔다 합니다. 하지만 천국과 지옥은 자신과 떨어진 외부의 어느 곳에 존재하는 장소가 아니라 스스로 현실을 바라보는 마음의 태도입니다. 천국은 우리의 가슴이 열려있는 마음상태라면 지옥은 분노와 두려움이라는 감정 속에 빠져 가슴이 닫혀있는 마음상태입니다.

 

옛날 중국에 한 선사가 있는 곳에 한 무사가 찾아와서 천국과 지옥을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 무사는 그 당시 아주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선사는 무사를 보며 한 마디를 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천국과 지옥을 알려주면 당신이 그것을 이해하겠습니까?” 무사는 속으로 자신이 살아온 삶이 어떤지 선사가 안다면 이런 얘기하지 안할텐데 하는 마음으로 기분이 약간 상했지만 알려주시면 잘 듣겠습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선사는 당신을 보니 천국과 지옥을 알려줘도 이해하기가 어렵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무사는 조금씩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선사는 무사의 칼을 보더니 그것이 당신 칼입니까?”하고 물었습니다. 무사가 네 저의 칼입니다.”라고 답하자 선사가 그 칼로 뭘 하겠어요? 부엌칼이라도 쓰이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무사는 화가 폭발했습니다. “뭐 이런 게 다 있어!”하며 벌떡 일어나서 칼을 확 빼들었습니다. 그러자 선사가 하는 말이 그대의 지금 상태가 바로 지옥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무사는 멍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칼을 다시 집어넣고 선사 앞에 앉았습니다. 그러자 선사는 그것이 바로 천국입니다.”하고 말했습니다.

 

천국과 지옥은 외부의 어느 곳에도 없습니다. 그것은 마음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정한 마음상태입니다. 우리는 몇 마디 말이나 사소한 일, 한 생각으로 천국에 만들기도 하고 지옥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 순간 일어난 한 생각을 내려놓으면 아무 일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은행을 다니면서 두명의 아이와 함께 좋은 집에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IMF가 터지면서 은행은 파산했고 퇴직을 했습니다. 갑작스런 퇴직은 모든 삶을 한 순간에 고통으로 만들었습니다. 대출금 때문에 집은 경매로 넘어가서 시골로 내려갔습니다. 인생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시골에서 아이들과 농사를 짓고 트랙터를 몰며 다시금 행복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또다시 내 인생 정말 행복하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트랙터에서 아이가 놀다가 다리를 끼었습니다. 다리의 상처는 너무 심해서 병원에서 다리를 잘라야했습니다. 아이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대체 인생이 뭐야? 왜 이렇게 힘들어?’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아들의 한쪽 다리가 절단되어 좋아하던 운동도 못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아들이 장애인들 모임에 다니면서 자기 인생에서 장애인들하고 함께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찾았습니다. 아들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도 다시 너무 좋아졌습니다.

 

인생에는 이런 일도 일어나고 저런 일도 일어나지만 마음은 일어난 일을 천국으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지옥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본래의 마음은 지옥과 천국이 오가는 비어있는 배경입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삶에 대해 저항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이 지옥을 만듭니다. 하지만 한 생각을 놓아버리거나 일어난 한 생각을 받아들이면 아무 일이 없습니다. 스스로 집착하는 한 생각을 우리는 업식이라 합니다.

 

현실은 바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현실은 언제나 있는 그대로 온전합니다. 일어나는 어떤 일이나 상황을 해석하는 의식의 상태만 있습니다. 의식상태가 천국을 만들기도 하고 지옥을 만들기도 합니다.

 

중국당나라시대 때 남쪽에는 육조혜능대사의 새로운 선불교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북쪽은 경전의 내용이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중시하였는데 그중에서 금강경은 대승불교 가르침의 핵심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때 북쪽에 성이 주씨여서 별명이 주금강이라 불리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금강경을 너무 열심히 공부하여 주석을 달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금강경의 요체를 알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느 날 주금강은 저 남쪽 지방에 금강경도 경전도 공부하지 않으면서 참선을 통해 깨닫는 공부를 한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 소문들을 듣고 주금강은 경전의 심오함을 공부해도 깨달을까 말까한데 경전도 안보면서 깨닫는다는 무지한 사람들을 깨우쳐주리라는 생각에 자신이 쓴 주석서와 금강경에 대한 유명한 주석서들을 몇 권 챙겨서 남쪽지방으로 내려갔습니다.

 

남쪽지방에 내려와서 다니다보니 어느 날 주금강은 배가 고파 떡 파는 할머니에게 떡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마침 떡 파는 할머니는 근처의 절에 다니는 사람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떡을 요구하는 그에게 할머니가 어디의 스님이십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주금강은 북쪽지방에서 내려온 금강경의 대가 주금강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는 금강경의 요체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할머니는 주금강의 말을 듣고 있다가 .. 대단하십니다. 그러면 스님에게 제가 한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만일 그 질문에 답을 해주시면 떡을 공짜로 드리고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면 떡을 드리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주금강은 금강경에 대한 어떤 질문도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할머니가 질문했습니다.“금강경 책을 보면 [과거심이 불가득이고, 현재심이 불가득이고, 미래심이 불가득이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이 말의 뜻대로라면 과거에도 얻을 마음이 없고, 현재에도 얻을 마음이 없고, 미래에도 얻을 마음이 없는데, 스님께서는 어느 마음에 점(점심)을 찍으시겠습니까? ” “스님의 마음을 과거에 둘 것인지, 현재에 둘 것인지, 미래에 둘 것인지, 어디에다 점을 찍을 것인지?”를 물었는데, 주금강은 어떤 주석서에도 이런 이야기에 대한 주석이 없음을 알았습니다.

 

개그콘서트라는 개그프로에 퀴즈코너가 있는데 참가자 중에 한명이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어떤 어려운 질문도 물어보면 대답이 나오지만 삶의 가장기본적인 질문을 물으면, “그 내용은 책에 안 나와. 없다. 모르겠다.”라고 대답하는 우스운 개그가 있습니다. 주금강의 이야기는 그 개그프로와 비슷합니다. 심리학은 책에 있는 내용이 심리학이 아니라 진짜 자신의 심리가 심리학이듯이 경전은 금강경이 아니라 상황에서 자기 것을 탁 하고 드러내는 것이 진짜 경전을 아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금강경 주석을 그렇게 잘 쓰고, 금강경을 다 외우고 있는데도 주금강은 할머니의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렸습니다.

 

주금강은 쪽팔렸지만 할머니 참 대단하십니다. 어느 절에서 어떤 스님에게 공부를 하셨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할머니는 저쪽에 가면 절이 있는데 그곳에 용담스님에게 배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주금강은 그 절로 찾아가서 용담스님을 만나자마자 금강경을 들고 이 절에는 못도 없고 용도 없네!” 하면서 유식한척 한 마디를 탁 했습니다. 그러자 용담스님은 어서오세요하면서 주금강을 앉히고 어떻게 왔는지 물었습니다. 주금강은 나는 저 북쪽에서 남쪽으로 왔고....” 하면서 금강경을 설하며 여기까지 오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용담스님은 주금강의 금강경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들었습니다.

 

밤이 깊었는데도 주금강은 계속 자기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야기를 듣던 용담스님이 이제 밤이 너무 늦었습니다. 내일 이야기합시다.”하고 말했습니다. 주금강이 나서려하니 너무 늦은 시간이라 어두워져서 신발이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용담스님은 등잔불을 켜주었습니다. 그리고 주금강이 신발을 신으려고 할 때 용담스님은 갑자기 훅하고 불어서 등잔불을 꺼버렸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주금강은 금강경에 의지한 것은 촛불에 의지하는 것인데 막상 그 촛불이 꺼지는 순간에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만약 우리가 어떤 것에 의지하고 있다면 그 의지하는 것이 탁 떨어지는 순간 우리는 깜깜해져버립니다. 그때부터 주금강은 금강경의 주석을 모두 불사르고 비로소 경전내용이나 이론적인 공부가 아닌 진짜 자신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자기 안의 진실을 만나지 못하면 아무리 금강경에 주석을 달고 많은 경전을 봐도 다 헛일입니다.

 

심리의 공부도 그렇지만 명상은 자신의 업식을 정확하게 알고 그것을 내려놓는 과정과 닦아내는 과정을 통해 우리 안에 있는 밝음과 본질 안으로 들어가는 공부입니다. 자신의 진실한 본질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상태에서 사람을 만나고 가르치는 사람은 주금강과 같이 자신의 잘난 오만과 자만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과 같습니다. 떡 파는 할머니 한명도 교화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면으로 들어가서 더 많이 열리고 더 겸손해야합니다. 그것이 공부의 시작입니다.

 

내 것을 하나 내려놓고, 내 것을 닦아낸다는 것은 정말 죽을 만큼 힘이 듭니다. 사람들이 관계를 지옥으로 만드는 것은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자존심 때문입니다. 자존심이 센 사람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다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 사람이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자신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상대를 나쁜 사람으로 만듭니다. 자존심에게 자신이 잘못되는 것은 용납이 안 됩니다.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지옥을 만들고 투쟁을 만듭니다. 하지만 열린 마음은 천국을 만들고 사랑으로 하나 되게 합니다. 그러기에 천국과 지옥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마다 자신의 마음이 열렸는지 닫혀있는지에 대한 마음상태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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