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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의 목소리...

조회 수 1065 추천 수 0 2018.03.04 08:50:20

교사인 A씨는 방학을 맞았지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머리에서 다그치는 목소리 때문에 잠시도 편안하게 쉴 수가 없었다. 목소리는 끝없이 지껄였다. ‘너는 방학이지만 좀 더 일찍 일어나야해. 너의 시간을 낭비하면 안 돼. 빨리 세수를 하고 계획한 일을 잘 해내야 해. 식사를 하면서 TV를 보는 것은 좋지 않아. 좀 더 열심히 운동해서 건강관리를 해야 해. 빨리 움직여 약속에 늦으면 안 돼. 좀 더 노력하는 태도를 보야 해.....’ 눈을 떠서 잠들기까지 쉼 없이 다그치고 지껄이는 머릿속의 목소리에 부응하느라 A씨의 하루는 쫓김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직장인인 B씨는 오늘하루도 잠깨는 것이 괴롭다. 눈을 뜨자마자 오늘은 어떻게 하지. 잘 할 수 있을까. 나는 왜 이렇게 무능하고 힘들까. 일을 그만두고 그냥 쉬고 싶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치고 싶어. 왜 살아야 하지. 그냥 이대로 잠들면서 죽었으면....’라는 목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직장에 가면 목소리는 아무도 너를 좋아하지 않아. 네가 말하는 것은 틀렸어. 아무도 너에게 관심이 없어. 사람들은 틀림없이 너를 이상하게 볼거야. 너의 모든 행동은 잘못되었어....’ 라고 속삭인다. B씨는 들려오는 목소리에 위축되어 모든 관계에서 눈치 보는 자신이 너무 싫었다.


머릿속의 속삭임은 조금도 쉬지 않고 우리를 따라다닌다.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세수를 하거나 화장실에 있을 때조차 계속 속삭인다. 누가가 쳐다만 봐도 저 사람이 너를 째려보고 있어. 널 무시할거야. 빨리 경계태세를 갖추고 방어를 해야 해.’라고 속삭이거나 상대가 호의를 베풀 때에도 조심해 저 사람은 뭔가 꿍꿍이가 있어. 너를 이용할지도 몰라. 함부로 사람을 믿으면 안 돼.’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통화를 하다가 그가 일이 바빠서 양해를 구하고 먼저 끊으면 저 사람은 너를 사랑하지 않아, 너를 무시하고 있어, 네가 조금만 귀찮게 하면 너를 버릴 거야. 그러니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네가 먼저 그를 무시하고 버려야 해. 전화가 와도 받지 마.’라고 속삭인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들리는 이야기는 대부분 무의식의 극단적인 두려움과 과장된 욕망의 소리이기 때문에 현실의 상황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는 머릿속의 속삭임이 대부분의 상황과 맞지 않는 해석임을 의심하면서도 그것을 따른다. 그리고 목소리를 믿음으로서 생기는 막대한 폐해는 금방 잊어버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금 목소리를 따라간다. 상식적으로 우리를 도우는 조력자가 우리의 문제에 대해 엉뚱한 조언으로 상황을 뒤틀리게 했다면 우리는 어떻게 했을까요? 아마도 그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거나 그를 해고했을 것이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우리는 관대하다. 목소리가 우리의 중요한 상황을 그렇게도 개판을 치는데도 내일이 되면 또 다시 목소리의 속삭임에 이끌려간다.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지금까지 거의 맞지 않는 이야기였음이 드러났음에도 말이다.


이렇게 머릿속의 목소리는 대부분 상황과 맞지 않는 터무니없는 과장된 해석이나 부정적인 말로 삶을 뒤틀리게 한다. 머릿속의 목소리는 도대체 왜 거기에서 계속 지껄이는 걸까? 목소리는 과연 어디만큼 진실일까? 왜 우리는 목소리의 소음에 고통을 받으면서도 그것에 계속 끌려 다니는 걸까? 우리가 만약 머릿속의 목소리를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될까? 목소리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우리는 스스로에게 던져 본적이 있는지?


머릿속의 목소리는 너무나 익숙하게 우리의 삶을 무의식으로 끌고 가려는 욕망과 두려움의 다른 모습이다. 인간의 마음은 기본적으로 욕망과 두려움이라는 심리구조 위에서 작동한다. 무언가를 성취하고 이루려는 욕망과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싫어하고 저항하는 두려움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마음이다.


머릿속의 목소리는 인간내면의 욕망과 두려움을 대변한다. 욕망이 억압되거나 두려움이 커질수록 머릿속의 목소리는 커진다. ‘이렇게 해야 했는데 왜 못했어.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욕하지 않을까. 버림받지 않을까. 저 사람은 왜 저래. 난 이게 좋아 저건 싫어....등등머릿속의 목소리는 감정이나 에너지가 흐르지 못하고 쌓일수록 점점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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