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에게 혜가가 말했다. '저의 마음이 편안치 않으니 스님께서 편안케 해 주십시오.' 대사가 말했다. '마음을 가져오너라. 편안케 해 주리라.' 혜가가 대답했다. '마음을 찾아보았으나 얻을 수 없습니다.' 대사가 다시 말했다. '네 마음을 벌써 편안케 해 주었느니라.'

혜가를 찾아간 승찬은 "스님, 제 죄가 많습니다. 죄를 사하여 주십시오." 라고 말했다. 혜가는 그 말을 듣고 승찬에게 "그래, 네 죄를 가져 오너라" 라고 했다. 승찬은 죄를 찾아봤겠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죄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혜가는 "그래, 내가 네 죄를 다 사했니라."고 했다.

도신은 승찬에게 절하면서 말했다. “화상이시여, 자비를 베풀어 해탈(解脫)하는 법문을 일러주소서.” 스님이 대답했다. “해탈이라니 누가 너를 묶었더냐?” “아무도 묶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묶은 이가 없다면 그대는 이미 해탈인이다. 어째서 다시 해탈을 구하는가?” 도신은 이 한마디에 크게 깨달았다.

달마를 찾아간 혜가, 혜가를 찾아간 승찬, 승찬을 찾아간 도신, 그들은 모두 외부에서 ㅁ누군가가 자신의 마음을 평안하게하고, 죄를 없애주며, 해탈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했다. 하지만 깨어난 사람의 대답은 언제나 한결같다. 그것을 구하는 너의 마음을 보라. 어떤 마음이 그것을 구하고 있으며, 어떤 마음이 불편과 죄를 느끼는가이다. 불편도 죄악도 모두 한 생각의 관념과 기준의 일이지 따로 불편이나 죄악이라고 할 만한 일이 실제로 있지 않다.

우리가 겪는 모든 고통과 문제는 외부의 조건이나 상황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고 있는 우리의 마음가짐과 태도 때문임을 분명히 알아야한다. 만약에 불편과 고통이 외부에 있는 것이라면 외부의 조건이 바뀌면 우리의 모든 불편은 없어져야한다. 하지만 외부의 조건이 바뀌더라도 잠시의 편안은 있지만 상황이 변하면 고통은 반복되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문제와 고통에 대해 이것을 어떻게 할까? 라고 물으며 방법이나 수단을 찾기보다 이것을 힘들게 받아들이는 우리안의 걸리는 부분을 탐구해야한다. 어떻게는 문제의 발생과 원인이 외부에 있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하지만 진실은 특정 상황을 문제로 인식하고 바라보는 우리안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알아야한다.

나는 무엇에 걸렸는가?

나는 무엇을 내려놓지 못하고 잇는가?

나는 무엇을 지키려고 하는가?

관계나 일에서 불편이나 불안감을 느낀다면 불편이나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찾기보다는 ‘나는 왜 불안한가? 나의 어떤 부분이 일과 관계에서 불안을 일으키게 하는가? 나는 왜 불안과 불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가?’라고 물어야한다. 문제가 자신의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다고 믿으며 외부를 바꾸려고 시도하는 사람을 우리는 어리석다라고 한다. 반면에 모든 문제의 원인이 외부가 아닌 자신의 내부에 있음을 알고 자신을 바꾸려고 시도하는 사람을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한다.

외부의 조건을 아무리 바꾸어도 자기마음의 근본적인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문제는 없어지지 않는다. 상황을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누구인가? 바로 ‘나’이다. 그렇다면 나의 어떤 부분이 그것을 문제로 보고 있는가? 라고 질문해야한다. 원래 ‘나’는 문제가 없지만 문제를 붙잡고 동일시할 때 나는 문제가 된다. 나와 문제는 분리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문제와 나를 분리시켜 문제와 해결하려고 방법만을 찾고 진실한 문제는 ‘나’를 보지 않기에 문제는 계속적으로 반복된다.

문제는 밖에 없다. 밖은 언제나 있는 그대로이다. 그것을 문제로 인식하는 ‘나’가 있을 뿐이다. 해골바가지의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은 원효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로 이것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