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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은 돈이나 인기, 외모나 좋은 직장, 명예와 권력이 많아서라기보다 무언가를 사랑하고, 함께 나누고 소통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닌가합니다. 우리가 가까운 사람들과 소통이 잘 되고 마음이 통하면 만날수록 좋은 느낌이 들게 됩니다. 이런 느낌을 우리는 행복한 느낌이라고 말합니다. 행복한 사람은 또한 자유롭습니다. 자유는 얽매이거나 구속당하지 않은 마음의 상태를 말합니다. 무언가에 매여 있거나 누군가에게 집착되어 있는 사람은 결코 행복하기 힘들 것입니다.

 

진실한 행복은 인간의 근본에 대한 이해에서 생겨납니다. 그러면 인간의 근본은 무엇일까요? 부처님은 마음의 근본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를 열반또는 니르바나라고 부르며 요즘 말로는 영원한 행복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마음의 근본을 깨달은 중국의 선사 중에 마조선사라는 분은 즉심시불, 마음이 곧 깨달음이다. 마음이 곧 자유다라고 말했습니다. 행복하지 못한 마음을 우리는 고통이라 이름합니다. 사실 외부에서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의 모든 고통은 우리의 욕망대로 되지 않는 마음이 만듭니다.

 

우리의 원래 마음은 어떤 것에도 물들지 않은 청정하고 텅 비어있습니다. 빈 마음에는 어떤 구속도 없고 어떤 생각도 붙을게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텅 빈 마음에 자기만의 욕망과 두려움으로 색칠을 하고 뭔가를 붙잡고 놓지를 못합니다. 무언가를 붙잡는 마음을 심리학에서는 자기 동일시라 하고 불교에서는 집착이 모든 고통의 원인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마음의 원리를 깨달아 붙잡고 있는 것을 놓아버리면 우리의 마음은 원래의 청정한 마음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청정한 마음이 자신의 근본임을 알면 일어나고 사라지는 마음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게 됩니다.

 

일어난 마음은 모두 다 환영과도 같습니다. 그것은 욕망과 두려움이 일으킨 생각과 감정들의 그림자들입니다. ‘저걸 가지고 싶다,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아....’는 우리의 생각이 지어낸 것일 뿐입니다. 실재의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 이며, 일어났다 사라지는 고정된 실체가 없는 무아(無我)이자 무상(無常)입니다. 그 비어있는 마음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이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욕망을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추구하거나 반대로 우리가 불편하거나 싫어하는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자유라고 착각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욕망대로 되어도 잠깐의 만족감은 있어도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불편과 싫음은 잠깐 피할 수는 있어도 상황이 변하면 원래의 불편은 다시금 돌아오게 마련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무상(無常)한 욕망을 쫓을 것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진리를 찾아야합니다. 그것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에 있는 원래의 마음이 지닌 것입니다.

 

이 상태는 아무 것도 없는 진공인데 또한 모든 것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이것을 진공묘유(眞空妙有)’라고 합니다. 텅 빈 공()인데 여기에서 모든 것을 다 창조합니다. 잠을 자다 눈을 뜨는 순간 시공(時空)이 만들어지고, 생각이 일어나고, 감정과 느낌, ‘라는 이미지와 수많은 형상들이 창조되어 나타납니다. 바다의 표면에는 수많은 물결이 출렁거리고 있지만 그것은 모두 하나의 바다이듯이 모든 것이 마음이라는 텅 빈 배경에 수많은 형상들이 일어나고 사라질 뿐입니다. 일어나고 사라지는 모든 것은 진실한 가 아니라 대상일 뿐입니다.

 

눈은 외부에 드러난 모든 대상들을 보지만 정작 자신의 눈은 볼 수 없듯이 마음은 대상을 인식하지만 인식하는 자신은 알지 못합니다. 대상을 본다는 것은 눈이 있음의 증거이듯이 대상을 인식한다는 것은 실체로서의 마음이 있음을 증거합니다. 붙들고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원래의 마음이 드러납니다. 붙들린 마음은 하늘의 구름과도 같습니다. 텅 빈 하늘에 구름이 흘러갑니다. 구름이 흐르지 못하고 붙들리면 천둥번개를 동반한 무거운 먹구름이 되어 비를 뿌려야만 해소되듯이 마음의 집착들 또한 계속 붙들면 쌓이고 쌓여서 감정이나 병으로 터지게 마련입니다.

 

하늘에 구름이 흐르고,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것이 자연스럽듯이 우리의 마음에 여러 가지 감정, 생각, 욕망은 자연스러움입니다. 하지만 구름과 바람, 비가 하늘이 아니듯이 일어난 생각, 감정, 욕망은 우리의 본래 마음이 아닙니다. 일어난 마음에 집착되어 그것을 자신이라고 착각할 때 삶은 고통이 됩니다. 실체가 아닌 것을 실체라고 착각하거나 왜곡하는 무지와 무명이 바로 인간이 지닌 모든 고통의 원인입니다. 근본의 마음은 구속과 붙듦이 없기에 상황에 언제나 유연하고 적절하게 반응합니다. 이런 반응을 영어로 ‘response’ 책임이라고 합니다.

 

삶은 작용의 세상(묘유)입니다. 삶은 끊임없이 창조와 파괴를 반복합니다. 모든 작용은 배경(진공)이 있기에 일어나고 사라집니다. 일어나고 사라짐에 물들지 않는 그 마음을 모른다면 우리는 작용의 세상에서 길을 잃기가 쉽습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만법유식(萬法唯識), 모든 것은 한 생각이 일으킴이며 세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있음을 알아야합니다. 세상은 언제나 있는 그대로이지만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태도에 따라 세상은 변화합니다. 내 마음이 닫히면 세상으로부터 고립되고 고통스럽지만 내 마음이 열리면 세상은 밝고 행복해집니다.

 

세상은 내 마음이 일으키는 주관적인 세상이지 객관적으로 고정된 세상은 없습니다. 마음이 없으면 나도 없고 세상도 없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외부에서 무언가를 구할 것이 아니라 외부의 상황에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탐구해야합니다. 자신의 마음이 어디에 붙들려 있으며, 무엇을 신뢰하지 못해서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지, 왜 마음을 열지 못하고 닫고 있는지,.. 등등을 탐구해야합니다. 자신의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지 못하면, 우리는 결코 행복할 수도 자유로울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생각에 놀아나고 욕망과 감정과 감각에 놀아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비어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어있는 그 마음은 우리의 본질입니다. 우리는 그 마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 마음이 우리 안에 바로 섰을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의 주인이 됩니다. 그때 죽음도 삶도, 성공도 실패도 없습니다. 삶은 언제나 있는 그대로이자 온전함입니다. 이런 깨달음이 바로 진정한 행복과 자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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