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제목
> 커뮤니티 > 원장님칼럼

꿈속의 여행....

조회 수 1010 추천 수 0 2015.12.22 18:34:35


어느 날 꿈속에서 나는 여행을 떠났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은 설렜고 행복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떠나온 여행인지라 준비를 많이 했다. 양손에 큰 가방 두 개를 들고 차를 타고 내리며 이곳저곳을 구경하려니 여간 거추장스러운 게 아니었다. 남들은 여행을 자주 다녀서인지 가방들이 작고 가벼워보였는데 나만 유독 크고 무거운 가방에 잡다한 것을 많이 넣었다고 후회가 되었다.



가방을 챙기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물건들을 꺼내며, 나중에 가족들에게 줄 선물도 챙기면서 가방은 점점 무겁고 힘들었지만 소중하게 잘 챙겼다. 하지만 여행 중간에 나는 그만 내가 지녔던 가방을 잃어 버렸습니다. 가방 안에는 여행 중에 필요한 모든 물건과 선물들이며, 중요한 물건들이 들어있었기에 나는 가방을 찾으려고 이곳저곳 모든 곳을 찾아 분주히 움직였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가방은 보이지 않고 걱정과 불안감에 빠지면서 즐겁고 행복했던 여행의 꿈은 악몽으로 변했다. 꿈속에서 나는 소리쳐 울었다. 그때 아들이 나를 깨우며 "아빠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 했다. 그리고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인생의 여행길에 우리는 욕망과 상처라는 두개의 가방을 들고 다닌다. 한쪽 가방에는 수많은 종류의 상처받은 기억들과 그로인해 해소되지 못한 감정의 찌꺼기들이 있으며, 다른 가방에는 앞으로 되어야 하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결과들의 목록들이 한 가득 들어있다. 상처는 우리의 과거이며, 욕망은 우리의 미래이다. 우리는 과거와 미래의 무거운 가방을 들고서 인생을 여행하고자 한다. 여행에서 즐겁고 재미난 경험들을 체험하고 싶지만 무거운 가방은 우리에게 불편한 짐이 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점점 여행보다는 가방이 더 중요하여 그것을 챙기느라 여행의 즐거움을 잊어버린다.



어느 순간 가방을 잃어버리면 여행의 즐거움은 한순간 걱정과 불안이 된다. 우리는 이것이 한순간의 꿈임을 알지 못한 채 꿈에서 가방을 찾으려 분주하게 움직인다. 한손에 든 상처의 가방도 우리가 기억 속에 저장한 한순간의 꿈이며, 되고자하고 이루고자하는 미래의 욕망이 든 가방도 내 마음이 투영한 한순간의 꿈이다.



때때로 상담에서 우리는 과거의 상처를 트라우마라는 이름을 붙여 그것에 집착하고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트라우마를 붙들고 해결하려하거나 없애려고 할수록 트라우마는 없어지기는 커녕 더 고착화된다. 치유는 상처받은 마음을 없애거나 상처가 없던 과거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생산하는 자신의 마음과 습관적 반응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치유의 길에서 지나간 상처를 치유하려면 그것을 없애거나 바꾸는 방법과 수단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서 상처를 생산하는 심리적 구조를 이해해야한다.



상처는 두 개의 마음에서 생긴다. 하나는 자신이 원하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 스스로 붙들고 있는 기대감이 채워지지 않을 때이다. 세상은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며 내가 기대를 가지는 만큼 실망하고 상처받게 된다. 그때 우리는 자신이 붙들고 있는 욕구와 기대는 보지 않고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을 탓하며 상처를 받는다.



상처를 받는 또 다른 하나의 마음은 우리가 외부에서 일어난 사건과 도전에 대해 스스로 그것을 소화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할 때 일어난다. 현실에서 일어난 상황들을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회피하면 우리가 그것을 거부하고 저항하는 만큼 상처는 가중된다. 받아들일 수 있으면 그것은 더 이상 상처가 아니다.



치유는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에 정확히 바로 서서 과거를 돌아보며 기억속의 잘못된 오해들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과정이다. 현재에 서서 자신의 마음구조와 습관적 패턴을 이해하지 않고 단순히 과거의 기억과 상처에 집착하는 치료방법들은 대부분 자기연민을 키우거나 자신의 무책임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기 쉽다.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단지 현재에 서서 과거를 재해석 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단순히 역사적 사건을 알려고 하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역사에서 일어난 사건을 현재의 시점에서 재해석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이해하려는 것이다. 역사적 사건이 그렇듯 우리자신의 과거 또한 현재의 시점에서 어떻게 재해석하고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새로움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런 과정을 치유라고 한다. 현재는 우리의 과거 경험과 모든 마음들이 들어있다. 과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그러면 모든 과거는 저절로 치유된다. 과거는 치유할 수 없다. 단지 지금 이 순간 스스로를 사랑하면 된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한손에 미래에 무언가 되려는 욕망의 가방을 들고 있다. 여행에서 가방은 거추장스러운 것이지만 우리는 가방에 든 것들이 마치 미래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 같이 애지중지 한다. 가방은 소유와 집착을 드러낸다. 더 가지면 안전할 것 같고, 상대를 내소유물로 만들면 안전해 질것이라고 우리는 착각한다. 하지만 가질수록 근심과 걱정은 늘어나고 집착할수록 고통은 커진다.



심리적인 불안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언가 되려고 추구할수록 커진다. 욕망에는 언제나 실패와 실망에 대한 불안이 내재되어있다. 하나의 욕망이 싫증나면 우리는 자동적으로 다른 욕망 속에서 만족을 채우려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자신이 가진 욕망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꿈에서 깨면 욕망과 상처라는 가방은 원래 여행에는 거추장스럽고 짐이 될 뿐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그것을 들고 다닐 필요는 없다. 우리가 가방을 애지중지 하고, 그 안에 욕망들을 채우려하고, 상처를 붙들고 놓지 않으려 하는 한 우리는 꿈속에서 깨어날 수 없다. 그것은 모두 꿈속의 일이며, 지금 이 순간에는 아무런 일도 없다. 지금 여기가 바로 진실이며 사랑이며 행복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5 차크라와 심리적인 경계선... [1] 원장 2016-01-22 1186
324 명상은 행복을 위해 운전을 배우는 교습과 같다. [1] 원장 2016-01-20 903
323 조화와 균형에 대해서... [1] 원장 2016-01-19 895
322 자신만의 길을 가는 사람들... [1] 원장 2016-01-19 1181
321 새로운 시대의 교욱과 비전.... image [1] 원장 2016-01-16 979
320 차크라에 대한 이해 원장 2016-01-09 3903
» 꿈속의 여행.... 원장 2015-12-22 1010
318 지금 나는 무엇을 경험하는가? 원장 2015-12-13 888
317 심리에 대한 이해... 원장 2015-12-02 984
316 '나'라는 에고의식.... 원장 2015-11-16 1185
315 사랑하는 그대를 향한 편지.... 원장 2015-11-11 962
314 고통에 대하여.... 원장 2015-11-09 1051
313 자신을 만나고 사랑하기.... 원장 2015-10-31 1124
312 지금이 가장 자연스러운 행복입니다. 원장 2015-10-28 4647
311 봐주는대로 담아지는 그릇처럼.. 원장 2015-10-28 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