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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함과 둔감함의 차이.

조회 수 3002 추천 수 0 2010.07.13 16:16:55

심리상담을 받으러오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성향을 얘기할 때면,  하나같이 자신들은 너무 예민해서 생활하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예민함이란 좋은것일까 나쁜것일까?

 

기계나 전자제품의 경우에는 고가이거나 비쌀수록 예민하고 정밀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우리인간 마음의 경우에는 어떠한가?

사람들은 대부분 심리적으로 예민해지기 보다는 둔감해지기를 원한다.

왜야하면 예민함은 우리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과 외면의 마음에 묻어둔  두려움과 외로움 그리고 공허감을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얼마전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들어가자 모든 국민이 환호하고 한마음이 된듯이 즐거워하였다.

남자와 여자에 관계없이, 어쩌면 평소에 축구라고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우리나라의 국가대표 선수들과 축구를 마치 가장 잘 아는냥 입에 올리며 즐거워하였다.

 

월드컵 기간중 나는 우연히 내가 알고 지내는 신장투석을 하고 있으며, 자신의 삶과 자기생각의 상념, 그리고 주변의 에너지에 예민한 한지인을 만나서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는 우리나라가 경기하는 3일전부터는 몸과 마음이 몹시 괴로웠으며, 우리팀이 16강에 들어가던 날에는 거의 심신이 초죽음이 될 정도로 힘들었다고 하였다.

 

그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마치 이 4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렸다는듯이 남녀노소할 것없이, 자신의 내면에 그동안 억압된 불안과 소외감, 서러움 ,외로움, 공험감, 분노등을 형식적으로는 월드컵을 응원하면서도 내면무의식적으로는 자신들의 어둠들을 공개적으로 쏟아내고 있는듯 하다고 하였다.

 

무감각하고 둔감한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자신이 이 사회에 어떤 에너지를 표출하고 있는지, 모르기에 전혀 책임감을 느끼지 못한다.

어쩌면 둔감함은 책임을 보지않으려는 무책임의 다른 말은 아닐까?

 

자기생각의 가치에 빠져서 상대에게 얼마나 힘든 폭력을 행사하는지 알지못하는 부모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 자기종교나 교리를 신앙하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분열을 조장하는 사람들, 

행복이라는 이상과 아름다운 꿈의 관념에 집착되어 주위를 희생시키며 자신을 정당화하는 사람들.......

그들 모두는 진실에 예민해지기 보다는 자신들이 믿고 붙잡고 싶은 가치와 관념에 함몰되어 둔감해진 사람들이 아닐까?

 

우리는 진실에 둔감해지고, 남들이 옳다고하는 지식과 자신만의 경험을 축적하여 더욱 바깥으로 성취하려, 무엇이 되고자 현재의 자신을 회피한다.

현재의 나는(있는그대로의 나)  "두려움을 느끼는 나"이며 "외로워하는 나" 이고, 바깥으로 달려왔기에 내면이 텅비어 "공허한 나"는 아닌지?

우리는 진실한 나를 보지 않으려, 스스로 둔감해지고 무뎌지기를 원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둔감함은 닫혀있는 마음일것이다.

그의 마음은 벽안에 갇혀있고, 틀지어진 마음이다.

그들은 두려움에 숨고, 회피하며, 자신들의 무지를 보지않으려 한다.

 

신경증(우울과 불안등)은 둔감함에서 한걸음 걸어나가서, 외부로 부터 자신을 지키고 싶고 보호하고 싶은데, 몸의 감각자체가 열려있어 자신의 뜻대로 통제되지 못하고 있는데서 오는 고통은 아닐까?

그러기에 그들이 호소하는 마음은 자신의 뜻과 다르게 열려있는 감각이나 신경자체를 무디게하여 다른사람과 같이 무감각하게 되기를 원하는 듯하다.

어쩌면 신경을 차단하여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약물치료는 그런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을 줄 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닫혀버린 감각과 신경은 그들의 삶에 생명력과 활력을 차단하게 만들어 진정한 삶의 행복과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게 할것이다. 

어쩌면 신경증은 내면의 진실을 향해 열려가려는 감각들의 외침이며, 무감각으로 죽어있는 영혼과 생명을 살리려는 영혼의 갈구는 아닐까?

 

신경증에 걸린 사람들은 내면의 진실을 보지않으려 온갖 행위들을 한다.

자신을 다른 무엇과 동일화하기도 하며(종교와 같은 정신적인것이나 재산과 지위와 같은 물질적인것으로), 자신이 만든 이미지(가치와 관념과 신념들)를 유지하고 지키려 자신을 정당화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을 회피하거나 도망치고자(컴퓨터나 술, 오락, 도박,등) 진실에 저항하기도 한다.

 

신경증은 무의식적인 감각의 열림이며,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스스로를 예민하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신경증이 요구하는 감각의 열림이 무엇을 자신의 삶에서 요구하는지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진정한 예민함이란 마음의 열림을 말한다.

마음의 열림으로 나아가야만이 우리는 진정한 자신의 내적요구와 삶을 이해할 수 있을것이다.

예민함은 진리을 알 수있는 이해의 마음이며, 살아있는 생명과 사랑을 있는그대로 숨쉬는 그자체이다.

예민한 사람만이 진정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알수있다.

 

하지만 둔감함은 신념에 묻혀버리거나, 신앙과 믿음에 자신을 놓아버리고, 자신을 회피하고 집단속으로 도망치게 만드는 어리석은 안전감이다.

 

신경증의 예민함은 아직 마음이 열리지 못하고 감각만 열려서, 외부의 환경과 관계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지키려는 내면의 혼란함일것이다.

하지만 진실로 방어하려는 마음을 내리고 열려간다면, 예민함은 삶을 가장 풍부하게 느끼게하는 최고의 수단이 될 것이다. 

 

둔감함은 무지의 또다른 이름일 뿐이다.

비록 열려서 힘들고 상처받을수 있을지는 몰라도 열려있는 마음은 스스로를 진리로 이끌어 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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