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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제가 짐스럽다고 해야하나요??

조회 수 3561 추천 수 0 2010.07.07 17:03:10

안녕하세요.

서울에 살고있는 26세의 여자입니다.

제목처럼 전 정말 제 자신이 짐스럽다고 여겨질때가 많아서 이렇게 글을 쓰네요.

 

어렸을때에는 정말 착한아이였다고 하십니다.

고집은 정말 있는 그대로 소 힘줄보다 쎈 똥고집이지만,  놀이터에 놀러가서 흙만지지 말라고 엄마가 말씀하시면 그네만 타다가 오는 아이였데요.

제가 5살때까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밑에서 살았는데 1년에 한번씩 엄마랑 같이 서울에 있다가 다시 외가로 가고 했데요.

 

제가 기억나는건 4살의 저입니다.

하얀색 바탕에 딸기가 알록달록 그려져있는 잠옷에 목마를 타고 청계천 고가 밑을 가로 질러 고가 바로 밑에 있던 제가 생각나요.

그땐 정말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막 울고있다가 경찰아저씨랑 파출소에 가서 안되는 발음으로 집 전화번호를 대어 무사히 집으로 귀환하였어요.

 

저는 항상 집에선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한편으로는 저 혼자 밖에 모르는 사람인것 같아요.

제 머릿속에는 항상 집에 대한 생각 밖에 없어요.

집에 조금이라도 늦으면 어디있었냐 뭐했냐 누구 만났냐 꼬치꼬치 물어보는 엄마에 좀 더 늦으면 아빠가 전화해서 "야!  이년아. 지금 시간이 몇시야? 빨리 안기어 들어와?" 하고 막 내질러 대시는 아버지..

 

고등학교때까지는 집, 학교, 도서관 밖에 몰랐어요.

도서관 가는것도 부모님 눈치를 봐야했죠.

도서관 간다면서 딴곳 놀러가는거 아니냐고 물어보시는 부모님도 싫었고, "너는 왜 허구헌날 도서관만 가냐?"라고 물어보시는 부모님이 너무너무 싫어서 도서관도 마음대로 출입을 하지못했어요.

 

초등학교 6학년때 음악과 연극의 갈림길에 놓여져서 결국 음악으로 택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항상 피곤해지기 시작했고, 고등학교때는 5분 자고 학교 가고, 학교에서도 성적은 반에서 상위권 이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때 다시 서울로 전학을 왔죠. 그때부터 부모님에 대한 반항심은 날로 커져갔습니다.

 

고 1말쯤부터 집에 붙어 있는게 싫어서 나갈 궁리를 하다가 봉사활동을 생각해 내어 인터넷으로 봉사단체 같은곳을 알아냈죠.

고3때까지 꾸준히 매주 목요일 갔어요.

처음엔 저 혼자 가는거 허락하지 않으신다고 하셔서 저의 셋째 이모가 일부러 시간내어서 같이 가주시기까지 하셨구요.

 

고2 말때쯤에 저 피아노 가르쳐 주시던 선생님께서 "너는 서울이나 근교에 있는 음악대학은 못가는 실력다"하셔서 부모님께서 피아노로 대학가는건 접으라고 하셨구요.

무작정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싶어서 대학을 일부러 지방 4년제로 알아보다가 경호학과 교수님을 추천받아 경호화로 입학하려 햇으나 경찰행정학과로 가라고 하시는 아버지의 억압때문에 어쩔수 없이 경찰행정학과를 입학했습니다.

원치 않은 과에 진학을 했기때문에 나몰라라 하면서 학교도 안가고 시험도 안봤어요.

저를 망친건 저희 부모님이라는 저만의 생각 때문이었죠.

 

21살때 한달하고 보름정도 첫번째 가출을 했었고, 23살때 세달정도 두번째 가출을 했었고,  25살때 1년동안 가출을 했습니다.

지금은 다시 본가에 들어와서 살고 있구요.

 

제가 많이 뚱뚱해요.. 스트레스 받거나 신경쓰이는 일이 있으면 잘 먹지도 않았지만, 날로 늘어가는 살때문에 부모님과 마찰이 아주 많이 심했어요.

무조건 운동만이 살길이다 하시면서 부모님께서는 운동만 시키셨구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그저께는 저를 집에 붙여놓기 위함인지는 몰라도 런닝머신까지 집에 사들여 놓으셨습니다.

정말 살때문에 죽고싶고 부모님 때문에 죽고싶어요.

하루에도 수십번씩 죽을까 말까 고민하며 살다가 원장님의 저서를 읽은 후로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보기 시작했지만 너무너무 힘들어요.

 

11개월가량 월경도 하지 않았어요. 병원에 가보았지만 단지 살 때문이라고만 말하네요.

정말 살 때문이라면 중간에 한번정도는 나왔어야 하는데 ...

진료 받을때 옆에 엄마가 계셨는데 저를 잡아 먹으려고 하십니다.

 

정말.. 제 자신이 짐스럽고 제 자신도 싫고 무뚝뚝하고 웃지도 않고 쌍스런 욕하고 매일 반주를 하시는 아빠도 싫고 아빠와 저 사이의 중간에서 눈치보는 엄마도 싫고.... 모든게 다 싫어요.

저 정말... 어쩜 좋죠??


원장

2010.07.07 18:19:54
*.200.88.173

안녕하세요.   원장입니다......

스스로 짐스러워하시는 님의 과거와 살아온 삶의 자취를 읽으며, 힘들고 외로웠고, 보이지않는 창살에 갇힌듯한 님의 인생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26살의 인생이지만 한번도 진정한 자신은 없고, 부모님의 인형이나 꼭두각시가 되어야만 했던 님내면의 영혼의 울음이 들리는듯합니다.

5살살때까지 외할머니랑 외가에 지내며 1년에 한번씩 서울에서 부모를 만났을 아이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아마도 버림받지 않으려 부모님 말 잘듣는 아이가 될 수 밖에 없었을것입니다.

 

부모님은 어쩌면 사랑과 온정으로 님을 보호하기 위해서 님을 구속한것이라기 보다는, 부모님 본인들의 불안한 마음을 아이에게 투사하여, 아이에게 그때그때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지와 자유를 제공하지 못하여, 아이 스스로 독립하여 자신의 삶을 살수있는 마음을 차단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님은 가족이라는 커다란 울타리에 너무나 깊게 얽혀 있으며, 융합되어, 스스로 삶에 대한 어떤 결정을 내리는데에도 불안하고 힘들 수 도있습니다. 

님의 과거는 짐스러움이 아니라 상처이며 고통이었을것입니다.

님의 내면은 어쩌면 아직도 어린아이의 마음에서 한발자국도 성장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님스스로 님의 과거를 짐스러워함은 님의 상처와 님의 과거를 부정하고, 님자신의 고통으로 부터 회피하는 마음이 될것입니다.

님은 이제 성인이 되었고 님은 자신의 인생으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습니다.

 

님이 가야할 길은 과거에 힘들었던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하며, 사랑으로 부둥켜안고, 님을 받아들이는 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부모님을 원망한다고 내인생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단지 내인생의 책임을 회피할 수는 잇을것입니다. 하지만 회피는 님의 고통을 연장시킬뿐입니다.

 

님은 이제 자신을 향해서 나아가야합니다. 자신을 이해와 사랑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책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멀리 서울에 계셔서 방문하시기 힘드시면 이렇게 자주 글을 올리셔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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