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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에 대해

조회 수 2932 추천 수 3 2009.02.13 22:17:57
안녕하십니까. 저는 25살 남자입니다.
저는 그저 제 삶에 대해 혹은 제가 생각하는 바에 대한 고민을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다소 얼토당토 않는 얘기라 생각될지는 모르겠지만 넓은 도량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라며 제 얘기를 주르륵 써내려 가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생각하기를 인간은 모름지기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릴 줄 알아야 하고, 헛된 자의식을 벗어던진 다음 무위자연을 하는 삶을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합니다. 인류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두 꽃 예수나 석가처럼 진리와 하나가 되어 참 자유를 맛보는 삶, 관조적 삶이 인간으로서의 가장 아름다운 삶이란 생각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이상일 뿐, 모든 인간이 도달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을 논할 때 유전자를 빼고 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보면 잘 사는 집안 사람은 결혼만 잘못 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잘 살게 되고 못사는 사람은 그 유전자를 대물림 받아 계속 그러한 삶이 되풀이 되지요. 이 일면만 보더라도 인간의 삶은 유전자의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환경이라는 게 있다지만 우수한, 타고난 유전자들은 그것마저 누르고 자신에게 정해진 삶을 사는 것 같습니다. 진정 될 사람은 계기에 의해 붕 떠오르게 되있달까요.

저도 위에 언급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유전자 측면에서 본다면 제 부모님들은 사고력도 학습의 재능도 대인관계도 전부 그다지 입니다. 두분 다 대화를 나눠보면 고집이 완강한 것으로 볼때 자아가 상처받기를 두려워 하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수용하지는 못하고 어릴 때 사물을 제대로 판별하지 못하고 고집이 있던 그대로 쭉커서 어린이 된 느낌이랄까요.

저도 밝히자면 똘똘하지도 않고 대인관계도 형편없습니다.  상대방과 동화가 안되니 그 상대방의 입장에 적합한 얘기를 해주지 못하죠. 저는 세상이 자연의 순리대로, 무두 짜여진 각본대로 라고 해도 부모님께 물려받은 제 유전자에 충실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전 압니다. 이상적인 삶을 살려고 해도 어릴 때부터 벌써 아무 생각없이 자라온 지라 그러한 ‘생각’을 할 만한 사고력도 뒷받침되지 않고 그럴만한 통찰도 없습니다. 제 생각도 타성에 젖은 틀을 통해  나타나는 것 같은데 이 틀을 깬다는 것은 감수성하고 직결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볼 적에 예수나 석가는 선천적으로 예민함을 타고난 것 같습니다. 같은 티끌이라도 눈에 들어가면 아픈 사람이 있죠. 일종의 축복 같아 부러울 따름입니다.

제 추측입니다만 인간은 의식적으로 살려고 해도 무의식의 지배를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두 한결같이 무의식에 내재된 근원적 ‘충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끌려 살아지는 것 같습니다. 의식보단 무의식이 활동하는 시간이 상당히 기니까요. 게다가 무의식이 의식에도 손을 뻗치기도 하구요. 이 ‘충동’은 근원적인 것이라 자신이 어쩌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의식을 놓고 고요히 있는 중에 바람이 불면 그 바람을 타고 아주 자연스럽게 행위가 일어나듯이.

결국 예수나 석가도 그들의 충동에 충실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예민함을 타고나지 못하고, 감수성이 계발되지 못한 제가 그들의 관점에 도달하는 것은 후천적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사실상 거의 불가능이라 봐도 결코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유전자 탓하게 되는 제가 스스로도 한심하긴 하다만 유전자의 영향을, 아무리 봐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요. 물론 제 염원이 후세에게 이어져서 자손이 예수나 석가가 했던 체험, 본래적인 삶을 사는 체험을 할 수 있게 동조했다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역할을 해냈을 지도 모릅니다. 이런 면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일이 참으로 숭고한 일이네요. 삶을 통해 형성된 타성은 어찌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잠재의식속에 형성된 유전적 성향은....솔직히 모르겠군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힙노자

2009.02.14 00:23:39
*.182.87.203

안녕하세요. 희준님.....
스스로 생각하기를 인간은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릴 줄 알아야 하고, 헛된 자의식을 벗어던진 다음 무위자연을 하는 삶을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하며 인류 역사상 예수나 석가처럼 진리와 하나가 되어 참 자유를 맛보는 삶, 관조적 삶이 가장 아름다운 삶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은 이상일 뿐, 모든 인간이 도달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님을 힘들게 하는것 같네요.
그리고 이런 이상의 좌절이 인간의 타고난 유전자의 영향이라고 생각하시면서 스스로 그들처럼 예민함과 감수성 가지지 못하고 태어난 자신에 대해서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듯 느껴지네요.

하지만 님의 이런 생각은 진실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부정성의 습관과 자기암시에 불과합니다.
예수님의 수많은 제자들은 배우지 못하고 가난한 사람들이였고 부처님의 제자중에서 글자도 모르지만 자신의 마음을 깨친사람들이 많이 있지요.

인간의 내면안에는 누구나 불성과 신성이 살아있음을 수많은 인류의 성자와 깨친사람들이 얘기하였지요. 인간의 삶이란 외부의 조건이 아니라 스스로 내면의 불성에 대한 자기신뢰와 자기긍정성이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님의 이상은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그꿈과 이상에 자기부정성으로 덧칠하는것은 안타깝습니다.
깨어남은 예민함과 감수성이라면 이것은 외부의 어떤 대상에 대한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에 대한 사랑과 신뢰이겠지요.

스스로의 예민함으로 자신의 틀을 깨는것은 자신에게 진실해지고 정직해지는것이지요.
사고력이나 통찰력은 얼마나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수행을 하는가에 있지 재능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무의식의 어둠과 습관화된 마음을 얼마나 의식화하고 자각해서 현실에서 인식하는가의 여부가 수행이라 합니다.
충동은 어쩌지 못하는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어있지 못하고 자기부정성의 습관과 자기최면에 빠져있을뿐이지요.

님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그대의 내면에 숨쉬고 있습니다.
님은 어쩌면 스스로 이상을 사랑하면서도 오랫동안 자기암시와 부정성의 최면에 빠져 진실이 아닌것을 '참'이라고 자기암시를 걸고 있는것은 아닌지요.

잘사는것은 외부의 조건은 아닙니다.
행복과 기쁨은 객관적인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면에서 느끼는 주관적인것이지요.
그러기에 삶의 성공과 행복은 스스로를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고 좋아하느냐는 것이 아닐까요?

님의 이상과 꿈은 요즘같은 젊은이에게 볼수없는 깊은 내적고민과 영혼을 향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아직은 그대의 꿈을 향해서 시작도 하지않았는데 스스로 좌절하고 포기하는 마음은 너무 이르지않을까합니다.

예수님은 30살에 깨쳐 복음을 알렸고 부처님은 36살에 깨쳐 설법을 시작하였지요.
거기에 비해 님은 이제 2살이며 꿈과 자기성찰이 막 시작될 시기이지요.
자기부정성의 암시와 최면에서 깨어나 자신을 향한 진실의 길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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