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제목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애착과 표현력... 자민글

조회 수 2185 추천 수 0 2013.10.14 10:48:22
 
애착이론은 생후 12개월에 형성된 애착유형이 6세까지 유지됨을 증명했다.
유지되는 비율은 70%이상이다. 애착유형은 안정 애착, 무시형 애착, 집착형 애착, 혼란형 애착으로 나뉜다. 무시형 애착은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이 일어나도 그 감정을 억제하고 물건 등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회피했다. 엄마가 '애가 왜 이래!'로 거부하는 반응을 많이 한 결과다.
 
집착형 애착은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이 일어날 때 과도하게 고통스럽다는 듯이 엄마에게 매달리는 행동을 했다. 엄마가 달래도 잘 달래지지 않았다. 안정 애착은 감당하기 힘든 감정이 일어났을 때 엄마에게 달려갔고 엄마의 달램에 고통은 가라앉았다.

유아기에 장착된 애착유형은 성인이 되어서도 유지되었다. 역으로 애착유형을 알면 유아기에 어떤 경험을 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애착검사에서 각 유형은 독특한 특징을 드러낸다. 무시형 애착의 성인은 유아기 및 아동기에 겪은 애착 기억이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말을 할 때도 별로 괴로워 보이지 않는다. 기억나는 게 없으니 면접이 금방 끝난다. 집착형 애착의 성인은 애착 기억에 대해 말이 많다. 하지만 일관성이 없다. 말이 많은 것은 감정적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다. 애착 유형의 성인은 애착 기억과 관련된 감정적 경험을 일관성있게 말한다.

애착이론이 발견한 위 사실을 근거로 해서 표현력이 발달하는 과정에 대해서 살펴보자.
집착형은 감정적 경험에 대해서 말이 많다. 감정적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당하기 힘든 감정에 대해 달램을 받지 않아 결정적인 순간에 두서없이 말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은 뇌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감정을 담당하는 우뇌가 발달할 수 있었지만 감당하기 힘든 감정에 대해 달램을 받지 않아 그것을 담당하는 좌뇌가 발달할 수가 없었다. 무시형은 감정적 경험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경험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유아기에 감정과 관련된 우뇌가 발달할 수가 없었고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은 아예 억제했으니 감정을 조절하는 좌뇌도 발달할 수가 없었다. 안정 애착의 성인은 감정을 담당하는 우뇌가 발달했고 감당하기 힘든 감정을 달램도 받아 감정을 조절하는 좌뇌도 발달했다.

무시형의 환자가 상담을 받으면 말이 적거나 말을 하더라도 감정이 들어가지 않는 것에 대한 언급이 많다. 무시형의 이런 태도에 짜증을 드러내는 무식한 치료자도 있다. 치료자 입장에서는 감정을 드러나지 않으면 자기의 발달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기는 하다.
 
무시형의 '감정적 자기'는 언어를 습득하기 이전에 무의식에 억압되었다. 이들이 관계에서 감정을 느끼더라도 내면의 그것을 모호하게 느낄 뿐 언어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은 직장생활에서 겪은 감정적 경험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어려움이 있는데 많은 느낌 또는 감정이 언어화되기 않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감정이 언어화되는 과정을 살펴보자. 유아는 분명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그 감정은 무시형의 성인과 같이 특정한 느낌으로 느낄 뿐 정확히 무엇인지 인식하진 못한다. 유아가 감정을 느끼면 감정은 표정이나 목소리에 드러나는데 이것들은 공명을 통해 엄마의 마음이 일어난다.
 
성숙한 엄마는 그 느낌이 뭔지 알기에 '~하구나'라고 말한다. 유아는 엄마의 눈동자와 표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보게 되고 -엄마의 마음에 활성화된 유아 자기의 감정- 그것을 비로소 유아 자신의 마음에 표상으로 저장한다. 유아의 감정을 반영할 때 엄마가 제스처까지 취하면 유아는 그 감정이 자신의 것으로 인식하기가 더 쉽다. 물론 이런 과정을 무수히 체험해야 한다. 이 작업이 상담에서 이뤄져야 한다. 유아보다는 좀더 복잡하기는 하다.


--무시형이 감정과 관련이 적은 것으로 소통을 할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뇌에 뭘 집어넣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주입된 그것이 무의식에 침전된 감정적 자기를 의식으로 끌어올리면 되기는 하나 관계가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다.
--<<애착과 심리치료>>에 나오는 내용이다. 국내에 번역된, 애착이론에 관한 책 중에 가장 깊이있는 책이다.

--다음은 볼라스의 <<대상의 그림자>>에 나오는 글귀다.
볼라스는 현재 정신분석학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학자다.
 
"정상 증후군 개인은 타자에 의해 알려지거나 반영되지 않았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는 통찰에 대한 기술이 부족하다. 그는 또한 비교적 대상을 내사할 수 없기 때문에 타자와 동일시하지 못하고,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 그의 내적 대상 세계는 이상하게도 대상이 없는 세계이다. 이런 개인은 다른 사람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분석에서 만난 어떤 한 환자는 거의 누구에 대해서도, 혹은 그 사람의 어떤 구별되는 특질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는다. 대신에 그녀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늘어놓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진공 속에서 일어난 것처럼 보였다. 그녀가 매 회기마다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크게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동안, 나는 그녀의 내적 삶의 질을 가늠하느라 고심했다. 그녀가 텅 비어 있지 않은 것은 분명했다.
 
그녀는 신이 나서 사건들을 설명했지만, 대개는 정말로 아무 의미도 없는 것들이었다. 그녀의 내적 삶의 질에 대해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특징을 설명할 수는 있다. 그것은 내게 어떤 라디오 토론을 연상시켰다. 우리는 진행자와 전화로 연결된 누군가가 대화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것을 통해서 복잡하고 심오한 문제를 교묘하게 사소한 것으로 만들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내 환자의 내적 세계는 마치 라디오의 잡음처럼 하찮은 관찰들과 목록들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왜 어떤 아동들은 그런 가족 환경에 굴복하여 정상 증후군 환자가 되고, 어떤 아동들은 그렇지 않은지 알지 못한다. 나는 정상 증후군 어른들이 불가피하게 정상 증후군 아이들을 만들어낸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정상 증후군 환자들은 반드시 정상 증후군 가족으로부터 오기는 하지만, 그런 분위기에서 자란 어떤 아동들은 부모들의 삶과는 현저히 대조적으로 개인적인 주관 세계를 발견하고 유지할 수 있다.
 
다른 아이들은 영구히 비행소년이 되어 끊임없는 행동화를 통해 주체적 삶을 기록하며, 정상 증후군의 정신에 대한 그들의 반란을 증언한다. 아마도 정상 증후군 환자가 되는 아동들과 건강하게(혹은 신경증으로) 발달하는 아동들의 차이는, 전자의 아동들이 부모가 반영해주지 않는 상황에서도 반영받는 방법을 발견한다는 데 있을 것이다. 그들은 다른 곳에서 반영을 발견하고 내재화한 결과, 주체내적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들은 성찰 능력을 발달시키며, 그 결과 그들의 삶은 설령 불완전한 것이라고 해도 의미있는 것이 될 수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저희 홈피를 찾아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5] 관리자 2008-03-24 77771
공지 <나를 꽃피우는 치유 심리학>이 출간되었습니다. imagefile [5] 성원 2009-12-21 85066
» 애착과 표현력... 자민글 원장 2013-10-14 2185
1107 [re] 안녕하세요? 힙노자 2006-10-19 2183
1106 화창한 어느 한 봄날... [3] 사랑 2010-05-15 2179
1105 6월 4째주 아이수 모임 후기 [4] 원장 2010-06-28 2178
1104 돈과 외모... [1] 마누사 2007-07-17 2178
1103 욕심 버리기. [2] 분홍공기 2010-05-24 2176
1102 원장님~ [1] 봄햇살 2011-10-01 2167
1101 내편되어주기~ [2] 바람 2011-10-14 2160
1100 원장님안녕하세요.. [1] 이재필 2007-08-26 2160
1099 명상 수행및 나눔과 토론 힙노자 2007-09-20 2139
1098 안녕하세요.. [1] 높새 2010-05-20 2124
1097 그만해 주인놈아 imagefile [2] 똘이누나 2012-04-30 2121
1096 안녕하세요 . 무심입니다 [1] 무심 2010-05-16 2117
1095 종교와 명상의 다른 점에 대해서.... 원장 2020-05-01 2113
1094 여러분~~~ 추석 잘 보내셨어요 * ^ ^ * image [2] ^*보노보노*^ 2007-09-28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