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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유에 대한 다양한 오해

조회 수 1802 추천 수 0 2013.03.24 11:29:10

심리치유에 대한 다양한 오해

1. 약물치료의 오해

 

다양한 신경증(우울증, 강박증, 대인공포증, 공황장애 등)으로 인한 심리적인 문제에 대면할 때 치료 방법으로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약물치료이다. 약물치료는 신경증을 만드는 신경의 경화와 긴장을 이완하여 문제 자체로부터 벗어나게 하거나 문제를 강제로 통제하고 억압한다. 약물치료는 신경증을 만드는 근본적인 마음 자체에는 별관심이 없다. 단지 외부에 드러난 증상과 문제를 완화시키는 치유 방법일 뿐이다.

 

신경증은 마음의 조화가 무너지거나 균형이 깨어진 것을 증상으로 드러낸다. 신경증의 증상은 우리의 마음이 어디에서 조화와 균형을 잃었는지 주의와 관심을 가지라는 신호이다. 하지만 약물치료는 마음을 살피고 문제를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 자체를 없애거나 약화시키는 데 초점을 둠으로서 증상의 뒷면에 있는 마음을 보지는 못한다.

 

신경증의 증상은 우리가 내면의 심리적인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고통과 소통하기를 원하지만, 약물치료는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 자체의 긴장을 풀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증상은 우리가 어디에서 길을 잃고 있으며, 어떻게 자신을 부정하고, 얼마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지를 정직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약물치료는 단기적으로 힘든 상황 자체를 완화시켜 줄 수는 있어도, 때로는 고통의 근본적인 문제를 보지 못하게 하거나 문제를 오랫동안 연장하게 하여 또 다른 증상들을 만들기도 한다.

 

신경증이 ‘심리적 문제와 고통 ---> 신경의 긴장과 경화 --->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난다면 약물치료는 심리적 문제와 고통 자체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신경의 긴장과 경화를 이완시키거나 완화하는 데 초점을 둔 치료 방법이다. 그러기에 약물치료는 자신의 문제 자체를 이해하기 힘든 상태에 있거나 어느 정도 긴장을 완화하여 자신을 탐구하는 데 보조적인 수단이 될 때 좋은 치료의 도구가 된다.

 

 

2. 긍정심리학의 오해

 

긍정심리학은 인간 의식의 이원성을 중심으로 부정성보다는 긍정성으로 나아가길 원하며, 어둠보다는 밝음으로 나아가길 원한다. 긍정심리학은 성취와 이루어야 할 목표와 동기를 중시하고, 현재의 힘들고 불편함을 극복하여 미래의 진보와 성장에 초점을 둔다. 이런 마음은 우리를 효율성과 완벽함으로 열심히 달리게 한다.

 

하지만 무언가 되고자 하고 더 나아지려는 마음은 심리적인 강박관념이 되어 삶을 더욱 경쟁적이고 갈등에 휘말리게 하는 장본인이 되기도 한다. 나는 현재 ‘이것’인데 ‘저것’이 되고자 함은 끝없는 갈등을 양산한다. 긍정심리학은 그 자체에 갈등과 분열을 기초로 한다. 하지만 행복과 기쁨은 갈등과 분열이 없는 곳에 있다.

 

긍정심리학은 부정성을 극복하고 밝음으로 나아가려면 투쟁은 불가피하며 목표를 향해서 싸우지 않는다면 쇠퇴하거나 도태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들에게 삶이란 무엇이 되는 과정이다. 그들은 되고자 하는 노력과 의지를 중시한다. 하지만 내가 ‘저것’이 되고 나면 이번엔 또 다른 ‘저것’이 되려고 하고, 내가 또 다른 ‘저것’이 되면 그와 또 다른 ‘저것’이 되려는 과정은 끝이 없다. 그래서 갈등은 끝없이 계속된다.

 

긍정심리학의 긍정성과 밝음의 추구는 만족을 채우려는 자기욕망의 투영이다. 무엇이 되려는 욕망은 곁으로는 지고하고 웅대한 계획일지 몰라도 내부적으로는 자기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어리석음이다. 긍정심리학은 때로 부정성을 억압하여 내면에 강박과 어둠을 더욱 확대시키기도 한다.

 

이들은 긍정성이라는 관념과 결론으로 자신들의 욕망을 포장한다. 긍정성이라는 기준과 판단은 “……해야 한다”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많은 부담과 긴장을 강화하고 갈등을 조장한다.

 

우리 안에는 긍정성과 부정성이 모두 있다. 어쩌면 우리의 고통은 너무 한쪽에 치우친 결과의 불균형인지도 모른다. 밝음과 긍정성 자체는 이원성 안에서 어떤 다른 한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의 입장을 그때그때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되어야한다.

 

 

3. 다양한 심리 서적들과 치료 방법의 오해

 

최근에 우리 사회는 스트레스와 심리적 문제의 증가로 심리 치료에 관한 다양성 서적들과 치료 방법들이 많이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심리 서적이나 심리 기법들이 문제 자체에 대한 자기이해가 아니라 외부적으로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수단이 되거나, 문제를 없애거나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된다면, 그것은 현실의 자신과 문제를 회피하는 또 하나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상담을 오는 내담자들 중에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다양한 치료 방법을 배우거나 심리에 관한 서적들을 많이 읽고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들은 방법과 정보를 통해서 자기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원인과 결과와 치료 수단들을 알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반복되는 고통 때문에 힘들어한다.

 

방법에 집중하면 그 방법이 얻고자 하는 목표와 경험은 얻을지 몰라도 진실한 자신과 문제자체는 소외되어 버린다. 방법과 해결책으로 무엇을 얻고자 한다면 그 결과가 아무리 고매해도 결국은 자기욕망의 투영이 되고, 내면의 갈등 자체로부터 벗어나기는 어렵다. 치유는 자기이해여야 한다. 문제와 고통은 자신과 분리된 어떤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바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치유의 방법들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 되어야지, 문제를 없애고 회피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때때로 심리 치료의 방법이나 수단이 자기이해가 아닌 문제의 원인을 찾는 데 집중하거나 상처받은 과거의 감정을 해소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탓이나 환경의 탓이나 세상의 탓으로 돌리고, 그것에 대해 적대감이나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문제를 더욱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심리 치료에서 고통의 원인을 찾고 과거 상처받은 감정들을 해소하려는 것은 더 이상 우리가 과거에 묶이지 않고 현재를 지혜롭게 선택하고자 함이다. 인생은 현재 자신이 선택한 것만이 미래에 결과치로 주어진다. 심리 치료가 현재 자신이 가진 습관적 선택을 인식하지 못하고 단순히 과거의 상처에 집착하거나 억압된 감정만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근본적인 치유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심리 치료에서 방법은 중요한 것이 아니며, 심리 서적의 정보들이나 지식 또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만드는 자신을 바로 볼 수 있게 해 주냐는 것이다. 방법은 단지 자신을 이해하는 수단이지 방법이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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