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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 5일째

조회 수 2004 추천 수 0 2012.04.20 11:57:42

        기 도

                                                             -  헤르만 헤세

 

하느님이시여, 저를 절망케 해주소서

당신에게서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절망하게 하소서.

 

나로 하여금 미혹의 모든 슬픔을 맛보게 하시고

온갖 고뇌의 불꽃을 핥게 하소서.

 

온갖 모욕을 겪도록 하여 주시옵고

내가 스스로 지탱해 나감을 돕지 마시고

내가 발전하는 것도 돕지 마소서.

 

그러나 나의 자아가 송두리째 부서지거든

그때에는 나에게 가르쳐 주소서.

 

당신이 그렇게 하셨다는 것을

당신이 불꽃과 고뇌를 낳아 주셨다는 것을 ....

 

기꺼이 멸망하고 기꺼이 죽으려고 하나

나는 오직 당신의 품속에서만 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담을 오는 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인생에 대한 고통과 문제를 가지고 온다.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에는 각자의 업식과 마음의 습관이 만든 자기만의 지옥을 들고 있었다. 그들은 스스로 만든 지옥에서 아우성치고 살려달라고 외치지만 정작 그것은 누구도 아닌 자신이 만들고 선택한 환영이며 자기최면임을 인식하지 못한채 새로운 최면을 기대하기도 한다.

 

에고의 마음은 언제나 탐진치의 기본구조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잘 되어도 고통과 지옥이요, 뜻대로 되지 않아도 고통과 지옥이다. 그러기에 헤세는 기도에서 자신의 에고의 마음이 아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얼과 영혼과 사랑과 진리의 삶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우리의 에고는 잘 되면 자기 탓이고 못되면 하늘을 탓하며, 마치 이세상을 자신의 뜻대로 되어야한다는 집착과 욕심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부귀영화란 결국 잘 먹는 것과 좋은 집과 차, 욕망이 충족되는 쾌락의 추구말고 무엇이 있겠는가?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남들을 더 배려하고 자신의 영혼을 위해 겸손과 낮은 마음으로 살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예수님은 심령(영혼)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고 했다. 영혼의 가난함이란 비워져 있는 마음을 말한 것이리라. 우리는 자꾸만 쌓으려고 한다. 왜야하면 우리는 두렵기 때문이다. 더 좋은 평판과 명성을 쌓아서 더 많은 인정을 받고 싶고, 더 많은 돈과 물질을 쌓으면 더욱 안전해 질것이라고 착각한다.

 

지식은 배워서 쌓아가는 것이라면 지혜는 배워서 쌓은 지식들을 경험을 통해 하나씩 비워가는 과정이다. 우리가 지닌 에고의 욕망이 망하지 못하면 결국은 우리의 영혼이 망하게 된다.

사람들은 몸과 마음의 주인인 영혼과 하나님의 사랑과 진리는 잃어버리고 몸의 노예가 되고 마음이 지닌 욕망의 노예가 되어 헤매다가 스스로 고통의 지옥을 만들고 힘들다고 외친다.

 

욕망의 마음은 배고픈 소가 마른 콩을 먹다가 배가 터져 죽는지도 모르게 우리를 달려가게 만든다.

단식은 내몸의 노예가 되어 끌려다니는 마음을 정지하여 몸이 나의 주인이 아니라 내가 끌고 가는 수레임을 정확히 인식하게 한다. 그리고 마음이란 진리와 하나님의 사랑을 위해 봉사하고 나누는 것이어야지 마음(에고)이 스스로 주인 행세를 하려고 달려들면 우리의 영혼은 비워지고 내면은 공허해 짐을 인식케 한다.

 

우리는 모두 태어날때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들이다.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 단지 시기의 차이가 조금 다를 뿐이지만....

하지만 우리는 죽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하늘이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속성(얼, 진리, 사랑)을 꽃피우기 위해 존재한다.

 

사랑을 잃고 영혼을 잃은 마음은 쾌락을 쫓는 좀비의 인생이며, 탐욕과 소유하려는 마음은 끝없는 공허감과 외로움만을 남길 뿐이다.

단식 5일째를 맞으며 나는 더욱 나를 성찰하고 나의 내면에 있는 진실에 나아가고자 한다.

 

옴마니 반메 홈.

할렐루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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