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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 2일째

조회 수 1872 추천 수 0 2012.04.17 11:41:10

그동안 매년 5~7일 정도 단식을 해 왔었다.

작년에도 이맘때쯤 7일을 단식해었는데 올해도 센터의 가족들과 함께 단식을 시작했다.

처음 단식을 하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먹지않고 일상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 무척 겁을 먹기도 한다.

물론 단식은 쉽지가 않다. 더구나 일상의 생활을 그대로 하면서 단식을 한다는 것은 더욱 쉽지 않다.

 

나에게 단식은 나를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다.

평소에 거의 10년 이상을 2끼로 생활해 왔지만 나는 원래 식탐이 많아 좀처럼 먹는 것에 대한 욕구를 다스리기가 쉽지 않다. 특히 하루 일이 끝나는 저녁이 되면 먹고자 하는 욕구를 좀처럼 다스리기가 어렵다.

 

예수님은 사랑은 빵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야한다고 했다.

아마도 이 말씀은 인간이 가진 짐승의 속성인 탐진치를 멀리하고 진리의 속성인 사랑과 자비로운 마음을 길러야함을 말씀하신 것이리라.

 

먹는 것만 놓고 본다면 어쩌면 인간은 동물들보다 더 탐욕적인지도 모른다.

동물은 단지 생존을 위해 그때 그때 사냥을 하고 먹이를 찾지만 인간은 먹을것을 산더미 처럼 쌓아도 더 맛있고 더 달콤한 것을 찾아 미각의 욕구를 채우려한다.

동울이 살려고 먹는다면 인간은 쾌락을 위해 먹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먹는 것은 결국 성욕과의 관계로 변한다.

 

쾌락은 어쩌면 우리가 누구인지 내면에서 느끼는 공허감과 외로움과 두려움으로 부터 우리의 마음을 도피하게 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우리는 스스로 물질과 탐욕에 중독되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고 사회와 매스컴은 그것을 부추기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은 어쩌면 인간이 가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이해(진리)보다 짐승과 다름없이 식탐과 성욕에 모든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회는 이런 경향성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네 삶에 진실과 진리는 멀어지고 자기중심적인 짐승과 다름없는 탐욕의 충족이 삶의 목적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단식은 자신이 진정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다시한번 돌아보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자신을 돌아보지 못할 때 우리는 탐욕과 쾌락의 노예가 되기도 한다.

맛에는 물론 입맛도 있지만 손맛도 있고, 눈의 맛, 코의 맛, 성욕(몸)의 맛도 있다.

맛은 쉽게 우리를 중독시킨다. 때때로 먹고 싶은 마음에 목이 간질하고, 보고 싶은 마음에 눈이 간질거리고, 채우려는 마음에 몸이 간질거리는 모든 현상이 중독된 금단의 증상은 아닐런지.......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 무엇을 먹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진정으로 무엇을 내어 놓을수 있느냐에 달려있지 않을까 한다. 사람이 아무리 좋은 것을 많이 먹고 향기로운 것을 먹어서 혀를 즐겁게 할지라도 결국은 한줌의 똥일수 밖에 없다. 결국 먹는 것을 탐하는 사람은 똑같이 성욕을 탐하는 경우가 많다.

 

고통은 스스로 탐하는 마음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때 일어난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탐욕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과 상황을 원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탐욕의 마음은 아무리 채워도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단식은 음식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내안의 탐하는 마음을 비우는 좋은 방법인것 같다.

나는 부단히도 내안에 있는 되려고 하는 마음과 이루고자 하는 마음들을 인식하고 힘을 빼려했다.

하지만 어느틈에 내마음에 또아리 틀고 자리잡는 탐욕의 마음을 이해하고 깨어있는 마음으로 그것들을 다스리려 노력하고 있지만 때때로 탐욕에 끌려다니는 나는 볼 때면 아직도 아쉬울 때가 많다.

 

이번 단식 기간에는 나를 좀더 정직하고 진실되고 바라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일상을 그대로 하면서 단식을 함이 쉽지는 않지만 함께하는 센터 식구들 모두 무사히 잘 해서 각자 자신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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