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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일어나면 내 신념으로 형성된 세계가 펼쳐진다.
그에 맞춰 감정이 일어나고, 익숙한 업식이 자동적으로 일어남에 따라
몸의 반응이 그리고 행동이 일어난다.
그 모든 일어난 것이 사라지면 마치 태풍이 지나간 자리처럼
에너지는 소모되고 초토화된 느낌이 든다.
요즘 새로운 상황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내가 저항해왔고 피하고 살았던 것들이다. 역시 힘들다.
여전한 저항감의 파도가 날 휩쓸고 지나간다.
익숙한 몸의 반응에 더욱 긴장이 들어가고
에너지가 쭉쭉 빠지는 느낌이 드니 더욱 환히 보이는 느낌이다.
명확하게 자각한듯 하진 않지만(아직 많이 집착되어 있다)
분명 외부세계에서 오는 것이 아닌 내 안에서 일어나는 것임을 느낀다.
그냥 놓으라는 사부님 말씀이 무색하게 내 안에서는
그것이 사실처럼 일어나기에 정신을 차리려고
알아차려야 한다는 작은 목소리로 겨우겨우 버티고 있을 뿐이다.
긴장한 모습을 들킬새라 실수할까 노심초사 하느라
온 에너지를 쏟고있는 나를 보고 있노라면
애처롭기도 바보같기도 하면서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나를 지키려는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조금씩 행동에서의 변화는 생활에서 느껴지지만
조금 더 편안해진 상황을 체감하면서도 무언가 근본적인 베이스는
그대로인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놓는 것, 그냥 놓아 하시는 사부님의 말씀이 왜 나에게 스며들지 않는 걸까.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왜 사실이라고 붙잡는 걸까.
그렇게 힘들면서도... 그렇게 괴로움을 느끼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