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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공님의 자기탐구 일지...

조회 수 557 추천 수 0 2018.04.02 08:40:01

한동안 소외감이란 감정 속에 머물러 있었다. , 내가 소외감이란 익숙한 감정에 빠져 있네, 하고 알아차려도 몇 개의 상황이 연달아 몰아치는 날이면 돌이키는 동력이 떨어져 힘들다. 그런데 어제 오랜만에 센터에 가서 차명상을 하면서 정체되어 있던 감정이 씻겨 나가고 지금 내게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한 지원을 받으면서 가벼워졌다.

 

직장 동료들과 많이 다른 나를 본다. 나이는 비슷한데, 함께 나눌 것이 별로 없다. 나와 나머지 사람들, 이렇게 분류되는 듯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기본(?)을 잘 갖추고 있다. 나는 어느 별에서 온 사람처럼 이 지구의 기본에 너무 무지하다. 난 그런 나를 관대하게 보아주지 못한다. 그들과 어울리기 위해 기본에 대해 남몰래 습득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한다. 내 말과 표정이 그들을 불편하게 하는 건 아닌지 반성한다. 어느덧 짙은 소외감이 가슴 속에 그늘을 드리운다.

 

지난주 과 회식은 그런 생각의 절정이었다. 다들 가볍게 이야기하고 가볍게 반응하는데 나는 생각하고 계산하느라 반응할 순간을 매번 놓쳤다. 또 내가 잘 모르는 이야기인지라 반응할 내용도 없었다. 너무 말을 안 해서 다른 이를 불편하게 하면 어떡하지, 저 사람은 왜 나한테는 질문 하나 하지 않고 옆 사람에게만 말을 걸까, 빨리 여기에서 벗어나고 싶구나, 말 안 해도 괜찮으니 그냥 나로서 있어 보는 거야, 호흡을 느끼며 이완해 보자 등 온갖 복합적 생각과 감정이 떠올랐다. 두통까지 일어나며 엄청 피곤했다.

 

지금 현재는 위의 생각들이 망상이었음을 알겠다. 세상이 정말 나와 나머지 사람들로 분류된다 하여도 나는 나로서 살면 된다. 내가 가진 특성에 우월감을 가질 필요도 없지만 늘 빠져 있는 부족감도 진실이 아니다. 모르면 모름을 인정하고 알고 싶으면 배우면 된다. 기본이라는 것은 없다. 가볍게 반응하고 멋진 말로 응수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사람도 있고 안 그런 사람도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런 사람이 더 가치 있다는 생각, 내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을 내려놓으면 된다. 다른 사람이 나한테 친절하지 않아도 된다. 그건 정말 그 사람의 자유의지이니 내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원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이 작동하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소외감을 느꼈지만 사실은 내가 나를 소외시켰다. 내 특성과 판단을 하나도 믿지 않고 나를 가치 있는 존재로 인정하지 못하는 마음이 나를 아프게 했다. 내일은 또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 좀 더 나로 돌아가 살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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