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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님의 자기탐구 일지...

조회 수 759 추천 수 0 2018.03.08 10:11:41

이어폰을 귀에 꽂고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도서관을 나섰다.
대운동장까지 뛰어가서 트랙에 접어들었는데 다리가 무겁고 속도가 느려졌다.
팟캐스트 내용도 귀에 안 들어왔다.
의식을 나누어서 쓰느라 산만해진 걸 깨닫고 이어폰을 귀에서 뺐다.
마음이 온전히 함께 하니 몸이 훨씬 가벼워졌다.


한 바퀴씩 달릴 때마다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따라 낮게 뜬 달이 물기를 머금고 호박 조각처럼 빛을 낸다.
보라색 하늘 사이로 인공위성인지 별인지 모를 것들이 희미하게 박혀 있다.
그 아래로 가로등 빛을 받아 은백색으로 빛나는 플라타너스 가지가 가장자리를 장식한다.



어떤 재주를 가져야 이 아름다움을 흉내라도 낼 수 있을까.
넋 놓고 감탄하며 달리다가 문득 생각이 떠 올랐다.
아름다움이 밖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 내 마음이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이구나.
기쁨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사방이 고요해 내 숨소리와 옷깃 스치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
세상은 아름답고 친근하고 관대하다.
세상이 나를 위해 준비해 놓은 이 곳에서 마음껏 달렸다.
달뜬 호흡소리가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
안 돼,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고개를 들어 더욱 힘차게 발을 뻗었다.
시샘마저도 사랑스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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