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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스님의 자기탐구 일지...

조회 수 437 추천 수 0 2017.02.12 09:10:00

목요일 센터에 다녀 온 이후 기분이 내내 우울하고 슬펐다. 내 업식은 잘 해서 인정받아야 한다.”이다. 잘 하지 못하면 나는 죄스러운 존재이다.”이고, 그런데 나는 부족한 존재라서 해봐야 아무 소용없다.”이다. 그리고, 이 믿음은 불안과 시기심과 무력감을 일어나게 한다.



센터의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헌신명상을 하고 자기탐구일지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도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해봐야 소용없을 것 같았다. 내 생각을 관하고 믿지 않는 것, 그래서 거기에 휩싸이지 않는 것은 이제 내가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일이므로 굳이 일지까지 쓸 필요는 없다고도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나는 애쓰다가 또 무력감에 빠지고 싶지 않았다.



방학 동안 학교에 대한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냥 하루하루만 생각하고 살았다. 센터를 가벼운 마음으로 다니고, 연극을 보러 다니고, 아이들과 놀고, 집안일도 쉬엄쉬엄 하면서 그리고 올라오는 업식들을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나는 그럭저럭 편히 지냈다. 지금 쉬어 두지 않으면, 학기 시작하고 억울할 것 같았다. 나는 열심히 쉬었다. 그런데, 공허하다. 지금은 학교도 가지 않고, 나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대도 말이다.



작년 한 해는 많이 힘들었다. 수업할 때 아이들의 싸늘한 반응을 대할 때면, 나는 슬펐고 억울했고 화났고 수업과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특히, 까칠한 아이들은 두려웠다. 학기 중 제법 많은 날들을 신경안정제를 먹고 학교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면서, 센터에서 배운 대로 나에게 말해줬다. “괜찮다고... 다른 사람의 인정 없어도 괜찮다고...괜찮다고...그따위 인정에 기대서 사는 것은 사랑 아니라 두려움이라고...업식이 하는 거짓말에 속지 말라고...내가 진심으로 대하면 다 진실한 관계라고..다른 사람의 인정에 기대서 살 필요 없다고...나는 내가 하고 싶을 거 하면서 살면 된다고...삶을 큰 흐름대로 잘 흘러가고 있다고...”



그렇게 나를 다독여도 상황은 갈수록 힘들어졌다. 학교에서의 내 목소리는 불안했고, 공허했다. 수업을 할 때나 일을 할 때 불안이 자주 올라 왔고, 학교에서 그렇게 힘든 하루를 보내면, 난 퇴근 후 집에 가서는 녹초가 되었다. 내 눈은 빛을 잃고 있었다.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빠져 있었다. 교사로서의 나는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존재 같았다. 나에겐 사랑할 자격조차 없는 것 같았다. 나는 슬펐다. 나는 생각했다. “내가 내 업식으로 올라오는 거짓말을 믿지 않아도 불안은 계속 올라오는구나... 어쩔 수 없군... 그래..어쩔 수 없군... 나는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군...”



나는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절대로 괜찮지 않았다. 절대로 괜찮을 수 없었다. 나는 무력했다. 깊이 무력했다. 이 무력감은 내 힘듦도 이겨나가게 할 그 하나의 꿈을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냥 바다에 떠다니는 배와 같았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배... 그것이 나였다. 나는 다른 사람에 인정에 목매는 것이 필연적으로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면, 인정을 얻는 것이 내 삶의 목표가 아니라면, 내 삶의 목표는...?? 사랑..?!



원장님이 나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이냐고... 잘 생각이 나지 않으면, 당장 일주일만 산다면 뭘 하고 싶은 지 물었다. 센터를 열심히 나오고 안 나오고, 일지를 쓰고 안 쓰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 자신을 사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나를 사랑하는지 나에게 또 물어보았다. 나는 무력하고 좌절해 있는 나를 사랑할 수 없었다.



업식과 떨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지금 무력감이라는 업식에 갇혀 있나 보다. 그래서 내 눈을 빛나게 할 그 하나의 꿈도 세울 수 없나 보다. 그래서 나는 편하지만 공허하고 슬픈가 보다. 그래서 하루가 시작되어도 하고 싶은 일은 없었나 보다.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또 다른 업식인 줄 알았으니, 이제 걸어 나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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