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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향한 마음... - 소현님

조회 수 709 추천 수 0 2016.05.08 10:15:53

비 오는 밤입니다. 엄마에게 병문안을 다녀온 뒤 절도 하기 싫고 일지도 쓰기 싫어 집니다. 할머니와 트러블이 많은 엄마의 얘기를 듣고 나면 화가 나고 안타깝습니다. 어렸을 적엔 보이지 않던 할머니의 모습들이 이제야 보이기 때문에.. 왜 모두가 혀를 내두르며 곁을 떠나는지 할머니와 1년동안 함께 지내고서야 알았습니다



저는 고작 1년이지만 25년을 넘게 며느리로서 살아온 엄마가 요즘따라 몸이 자꾸 안 좋다고 갈 날이 다 되어가나보다 라며 농담하시지만 저는 불안합니다. 전부터 조금만 신경써도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하시고 얼마전엔 엄마의 비명소리도 들었습니다. 한밤중 이었는데 거실로 뛰쳐나가보니 소스라치게 겁먹은 모습으로 떨고 계셨습니다. '엄마 왜 그래 왜? 엄마를 왜불러?' 엄마의 등을 재빨리 훑어내리며 가라앉기를 기다렸습니다.



엄마는 이건 뭐 꿈도 아니고 뭣도 아니라면서 하신 말이 충격이었습니다. 갑자기 심장이 펑하고 터져버렸다고. 너무 생생했다고... 우리 엄마는 참 우리 셋을 한꺼번에 낳아 키우신 강한 엄마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러다 갑자기 엄마가 죽으면 어떻하나..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저러나.. 그 앙갚음을 누구한테 해야하나....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명절날이면 외갓집에 못가게 붙잡아두고 고모들 상차리게 한 할머니한테? 외할머니와 외삼촌이 돌아가셨는데 과수원에 일해야 된다며 와보지도 않은 할머니한테? 전라도X이라며 잊을만하면 토를 다는 할머니한테? ..이래서 사람이 독해지나 이래서 사람 죽일 수도 있겠다 듣는 내가 이런데..
 


모두가 할머니를 욕하며 같이사는 엄마를 걱정합니다. 할머니에 대한 분노보다는 엄마의 건강이 신경쓰여 때로 자다가 엄마없는 세상이 너무 생경하여 울기도 합니다. 할머니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해 가족 모두가 싸웠을 때 또다시 엄마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것에 나도 모르게 'XX ! ! ! ! ! 나가버려 나가란 말이야! ! 당신 때문에 엄마 이렇게 아프잖아 나가! !" 할머니는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했지만 속이 너무 시원했습니다



전 엄마에게 참 많이 의지하지만 엄마는 저에게 짐이나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가족 모두가 사랑하고 내게 소중한 엄마이니까 지켜주고 싶고 편이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엄마에게 자꾸 말합니다. 엄마 담아두지 말고 말해 털어내. 그러다 진짜 제 명대로 못산다니까 엄마가 아무리 좋은 맘을 내도 안 달라져.. 엄마가 자꾸 이곳 저곳이 아프다고 얘기하십니다.



요즘은 엄마에게 자꾸 눈길이 갑니다. 엄마의 모습을 눈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엄마가 어떠한 표정으로 말하고 어떻게 요리하고.. 어렷을적엔 어땟는지 자꾸 물어보고 듣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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