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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님의 탐구일지...

조회 수 821 추천 수 0 2016.05.01 09:39:50

감사합니다 너희 참 예쁘다. 4월은 아침저녁으로 걷기에 참 좋다. 그저 주니까.. 싱그러운 바람에 실려 온 나뭇잎의 숨결에 난 정말 살 것 같았다. 이건 마시는 자의 것이다 싶어 온 몸의 세포를 열고 강변 속으로 들어갔다. .. 머리속에 남아있는 잡념들도 분위기를 파악하는지 머릿속이 텅~비어버렸고, 뇌도 따라 숨쉬듯 시원하고 맑아졌다.



반환점을 지나자 의식이 또렷해지고 두 눈에도 힘이 생겨 눈 하나로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키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며 숨이 저절로 들이쉬어 지는데 그동안 한번도 닿지 않았던 폐의 주름이 펴지고 갈비뼈가 손을 풀었다. 그저 한없이 받기만 하기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도 모르게 들이쉬고 있었다. 얼마전 산의 기운을 만땅 충전하고 하산하는 길에 내가 항상 받기만 하고 해준 것은 없다며 검은 봉지 한 가득 쓰레기를 주워오셨던 아빠의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



내 삶을 돌아보고 오롯이 내 마음과 만나려는 의지와 여유와 장소는 이 얼마나 소중한 거니 정말.. 여태껏 잘해서 칭찬받아야지.. 커져야지.. 그 열정이 주는 기쁨에 가려 작게 웅크려 있는 아이가 있는 줄도, 떨고 있는 줄도 몰랐다. 나를 좀 더 알고 싶어 찾은 센터행은 더 알고 싶은 나가 잘나지 못해 상처 받은 아이들임을 확인 시켜주었다.



가만히 두 눈을 감고 책상위로 손바닥을 맞대어 앉아 있으면 머리로 원인과 의미를 찾으려 굴리지 말고 그냥 진정으로 진심으로 사랑해주라고 얘기한다. 많이많이 사랑해주라고, 타인에게 치이고 의기소침해지더라도 내 편이 되어주라고..



목욕탕에선 아기 배 마사지 하듯 온 몸을 구석구석 정성스레 마사지를 해주는데 그 동안 알게 모르게 미워하고 힘을 준 곳에 날이 서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몸도 참 거칠게 다루었구나.. 따뜻한 두 손으로 예쁘다.. 예뻐.. 미안.. 미안.. 하나의 몸이지만 마음이 들어있는 곳에 속삭이다 보면 어느새 심장까지 허~하고 풀리는 게 느껴졌다. 신기했다. 발바닥을 쓸고 쓸었는데 심장이.. 오롯이 나에게 쓰고 말하는 시간들도 나만의 장소들도 하나 둘 늘어간다.



절을 한 배 두 배 깊이 숙여 들어갈수록 겸허해 지는 기분이 든다. 내 자신이 참 못났고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지만 닦아야 할 게 많구나. 근데 좋네. 그럼으로써 내가 행복해지리 란걸 알기 때문이야.. 합장한 두 손이 왜 이리도 따뜻한 건지..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숙여 심장이 땅에 이마가 바닥에 가까워질수록 세상에게  절을 하는 것 같다. 나에게 절을 하는 것 같다. 이상하게 누군가가 봐주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절로 하는 절이 조금씩 저절로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낮아지게 해주세요. 절 존중하게 해주세요. 비교를 통해 얻는 상대적 열등감, 박탈감, 우월감 혹은 끌리는 동질감.. 것은 그들의 것인데 깎아내려 얻은 안전함, 그들 뒤에 비친 땀과 인내는 보이지 않나요. 내게 돌아와 내가 걸어온 자리가 초라할 지라도 들에게 박수쳐주고 본이 되어줄 그들에게 감사하며 내게 응원할래요. 너도 잘하고 있답니당..



그들이 높아지는 것도 내가 깎이는 것도 아니니까요. 다시 절을 합니다. 한숨에 체득되는 것이 아님을 마음 낸 만큼만 알거든요. 조금씩 겸허해지며 알아갈래요. 더 오래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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