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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렇 뿐인데.... - 현경

조회 수 875 추천 수 0 2015.12.02 11:11:44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는 것을 보고.. .. 어떻고... 저떻고...

하지만 그것에 붙는 것도 없고, 결국 비도 없고..

모두 내것이 아니라는 정리가 되었다.

단지 이것이 태어나 무엇인가가 모든 인간에게 이어져 왔고,

그것이 나에게도 있었을 뿐....

 

순수하게 좋다는 감정에 사랑이니, 네 것이니 내 것이니.. 가져야 한다.. 잃을지 모른다.. 지금 이것을 어떻게 정리할까를 붙인다. 비는 비일 뿐인데 사회적으로 내게 심겨진 여러가지 의미들을 붙이고, 만들어진 관념과 가치를 붙잡고, 그것에 혼자 춤추고 있었구나. 결국 순수히 좋다라는 느낌조차 내 것이 아니구나... 그저 예로부터 있어 왔고 전해져온 유전자 정보가 나에게도 있었구나.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가 되버리고 나서는 정말 거짓말 같이 가슴이 편안해졌다. 세상에서 말하는 사랑이라는 건 정말 이런 구조로 움직이는구나... 분별이 있다. 정말 순수하게 좋다라는 감정이 있고, 그것 외에 가지고 싶다느니, 빼앗길 것 같다느니와 같이 올라오는 감정은 모두가 생각이고, 그저 에고의 구조이라는 걸 금방금방 확인이 되어서 바로 내려놓을 수가 있게 되었다.

 

덤으로 발견한 건 나는 원래부터 사랑에 목마른 결핍된 사람이라거나, 나는 초라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쥐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순수히 좋다라는 그 느낌만 있을 뿐인데, 그것에 세상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형태와 되고 안되고와 죄책감과 형식을 심어놓고 그것을 개념으로 구분짓고 있었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이나.. 남녀간의 사랑이나.. 설령 동성간의 어떤 좋다라는 느낌일지라도 그것은 모두가 같은 느낌일 뿐이다. 


좋다라는 순수한 그 느낌에 인간이 많은 관념과 터부를 만들어 놓고 있었구나. 이것은 다시한번 사람과 세상이 개념으로 구축해 놓은 거대한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고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선생님께 이야기를 들으며, 내 순수한 그 느낌에 필요없는 것들을 하나하나씩 걷어내는 느낌이 들었다. 순수하게 그 느낌만 존재하게끔 걷어내어 보니, 이제껏 그 느낌이라는 것이 오랫동안 꽁꽁 싸매져 있고, 그것에 많은 것들을 가져다 붙여서 드러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있는 그대로 느끼지 못하게..... 

 

너무 좋았다. 순수하게 그냥 좋다라는 느낌에 있을 수 있다는게.

내 안에 있는 그것에 온전히 만나는 느낌. 어떠한 죄책감이 없이.

정말 거짓말 같았다. 꽤나 오랫동안 고민하고 가슴이 고조된 채로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게 하나도 없이 편안하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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