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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날씨처럼 그냥 배경에 불구하다.
외로움은 나 자신을 만나게 해주는 좋은 배경화면이다.
나는 그 배경화면에 나만의 폴더를 만든다.
생각 폴더 하나, 느낌 폴더 하나, 감정 폴더 하나.
외로움이라는 배경화면이 깔려 있을 때에는
어느 때 보다 폴더들을 풍만하게 채울 수 있다.
배경화면은 배경화면 그 자체로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언뜻 볼 때는 아무 것도 없이 텅텅 비어 보이고
무가치하고 쓸모없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훌륭한 배경이란 주인공들을 앞에 세울 수 있는 멋진 무대와도 같다.
나는 지금 외로움이라는 무대, 외로움이라는 배경화면에서
나만의 공연을 하고 나만의 폴더들을 만들고 있다.
외로움은 흙, 땅, 대지와도 같다.
모든 만물을 움직이고 생기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외로움은 태초의 시작이다.
지금 나에게 외로움이라는 배경화면이 주어졌다.
나는 끊임없이 그 배경화면을 초록색으로, 파랑색으로, 무지개색으로...,
하여튼 다른 걸로 계속 바꾸려고 발버둥 쳤다.
하지만 외로움은 그럴수록 나를 깊이 잡아당겼다.
아!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 나에게 외로움이 ‘필요한’ 시기구나.
그래서 외로움이 주어졌구나.
그럼 나는 이걸 어떻게 유용하게 사용할까?
나에게 주어진 선물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나를 위해 100%를 사용해야지!
그렇다.
외로움이라는 선물을 받은 지금.
나는 행복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