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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길과 진리의 길...

조회 수 1022 추천 수 0 2015.10.28 18:44:35

삶은 여행과도 같다. 그래서 옛날 마음공부의 길을 간 성인들은 각자의 여행길에서 체험하고 깨달은 바를 (길도)라고 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할 첫 번째 수칙은 여행을 편하게 다니려면 짐을 적게 가져가는 것이다. 인생의 여행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질을 많이 소유하고, 인연과 관계의 끈이 꿁고 가닥이 많을수록 새로움을 향한 도전은 쉽지가 않을 것이다. 집착과 소유가 많을수록 결국 떠나는 마음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여행 길이란 새로움을 향한 떠남이기에 떠나려 하지 않는 마음은 한곳에 정착하는 머무름이 된다. 인생에서 머물려는 여행자는 현실의 불안과 불만족 때문에 안전과 만족을 찾아 떠났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어느 곳을 가던지 안전한 도피처와 욕망이 충족되면 떠나려하지 않는다. 이에 반해 머무름이 없이 나아가는 여행자는 언제나 새롭게 살아있는 생명과 진리의 길을 탐험 한다.



인생의 여행길에는 두 개의 길이 있다. 하나는 신앙의 길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진리로 가는 길이다. 이 둘은 서로 반대의 갈림길에 놓여있기에 함께 동시에 걸을 수는 없다. 신앙은 믿음의 길이며 믿음은 닫혀가는 마음이다. 그러나 진리로 가는 길은 모르는 마음이며 열려가는 길이다. 우리는 의심하고 탐구하기보다는 믿고 따르고 싶어 한다. 우리는 새롭고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 가보려 하지 않고 희망과 보상을 약속하는 사람을 따르고 섬기면서 믿음의 환상으로 최면당하길 원한다.



믿음은 신념이 되고, 관념이 되고, 도그마가 되어 우리의 안전하고자 하는 욕망을 따뜻하게 감싸고 심리적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 같기에 우리는 믿음과 신앙을 방해하는 모든 것에 적대감을 가진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어쩌면 사랑과 진리이기보다는 안전해지고 보호받는 것인지도 모른다. 심리적인 안전에 대한 욕망은 현실적이던 종교적이던 한 집단에 소속되길 원하고, 그들이 주장하는 관념과 신념에 자신을 동일시하려한다. 관념과 신념은 신앙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때 신앙은 안전하고자 하는 욕망의 피난처가 된다.



신앙은 우리의 불안한 삶에 행동해야할 기준과 살아야할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신앙은 우리안의 공허감과 상실감을 회피하는 수단이 되어 처음에는 우리의 정신을 질서정연하고 평화롭게 만들지만 결국에는 우리를 무지와 혼란으로 밀어 넣어 진실한 자기이해와 사랑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무엇을 믿는다는 것은 그것이외의 다른것에는 마음을 닫게한다. 어떤 하나를 믿게 되면 다른 모든 가능성은 닫히게 된다. 믿음은 실재와 진실을 도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한다.



무언가를 신앙하게 되면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이 누구인지와 같은 진실에 대한 이해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그는 오직 신앙하고 섬기는 자로서만 중요하다. 이들은 오직 믿는 바를 위해 어떤 일도 감수하고 행하게 되며 어떤 고난과 힘듦도 견디려한다. 신앙하는 자는 그들이 속한 단체나 종교에 소속되어 더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때문에 마음은 혼란되지 않고 안전할 수 있다.



하지만 진리의 길은 모르는 마음이며 열려가는 마음이다. 진리의 길을 가는 사람들은 스스로 믿는 바가 무엇이던 자신이 들고 있는 신념과 관념과 원칙들을 버리고 놓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심리적 안전을 약속하는 종교나 도그마의 허상을 깨닫고 경험의 참된 실제 속으로 열려간다. 그들은 자기 안에 숨겨진 욕망과 내적 갈망, 숨겨진 추구와 동기들을 찾아 그것들과 동일시되고 집착된 스스로의 무지를 탐구하려 한다.



확장되고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은 안전해지고자 하는 마음이며 확실해지고 싶은 마음이다. 신앙과 믿음은 무언가를 붙잡는 확신을 주지만 진리는 붙잡을 것이 없는 불확실성에 열려가는 마음이다. 그러기에 신앙은 밑바닥에는 두려움이 깔려있지만 진리는 사랑을 전제로 한다. 믿음과 신앙은 두려움을 야기하고 불안을 조성할 때 커져가지만 진리는 두려움을 깨고 어둠의 정체를 밝힐수록 커져간다.



믿음과 신앙의 내면에는 짙은 두려움이 깔려있지만 진리의 길은 밝고 가볍고 투명하다. 신앙의 길은 자기중심적이고 그것만을 선택한 자로서 다른 관점을 보지않으려는 엄청난 폭력과 위험을 내포하지만 진리의 길에는 보편성과 합리성과 인류애가 자리한다. 신앙하는 자는 새로운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 탐구하고 찾기보다 다른 사람이 체험한 경험을 읽고, 그들의 말을 인용하고, 그들의 행위들을 흉내 낸다. 그들의 내면은 언제나 텅 비어있고 공허하여 쾌락과 공상으로 그것들을 채우려하지만 공허감은 없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진리를 향해 끊임없이 떠나는 여행자는 믿음이나 관념의 패턴에 묶이지 않고 안주하지 않으며 언제나 살아있는 새로움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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