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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함과 둔감함...

조회 수 1439 추천 수 0 2015.09.04 17:05:26

상담을 받으러오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성향을 얘기할 때면, 하나같이 자신들은 너무 예민해서 일상생활하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예민함은 다른 사람과 다른 유별이거나 상처받기 쉬운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렇다면 과연 예민함이란 나쁜 것일까? 기계나 전자제품의 경우에는 예민하고 세밀할수록 특별하거나 비싼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마음의 경우에는 어떠한가? 사람들은 대부분 심리적, 신체적으로 예민해지기 보다는 둔감해지기를 원한다. 왜야하면 예민함은 우리로 하여금 자기마음의 내면과 외면에 묻어둔 두려움과 외로움 그리고 공허감을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사회에서 예민함은 어쩌면 민감함과 세밀함이 아니라 약함과 신경질과 부정성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신적 심리적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신경증(예민함)이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약함을 거부하고 강해지고자 한다. 사회적인 강함은 어쩌면 둔감함이며 힘과 권력과 권위를 지양한다. 힘에 중독된 사람들은 타인의 입장이나 다름을 받아들이기 힘들며 자기 뜻대로 하려고 한다. 그들은 그들이 추구하는 신념과 관념에 함몰되어 그것이 주는 결과치만 성취할 수 있다면 잘못된 수단들을 모두 정당화해버린다. 둔감함은 이기적인 자기도취이며 물질적이고 감각적인 쾌락에 쉽게 중독되어 자기만족과 자기 확대를 위해서라면 누구라도 이용하는 마음이다.


무감각하고 둔감한 사람들은 스스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자신들이 이 사회에 어떤 에너지를 표출하며 살고 있는지 모르기에 자신들이 뿌린 부정적인 상념들과 에너지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지 못한다. 어쩌면 둔감함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무책임의 다른 말은 아닐까? 자기생각의 가치기준에 빠져서 상대에게 얼마나 힘든 폭력을 행사하는지 알지 못하는 부모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 자기종교나 교리를 신앙하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들행복이라는 이상과 아름다운 꿈의 관념에 집착되어 주위를 희생시키며 자신을 정당화하는 사람들.......


그들 모두는 진실에 예민해지기 보다는 자신들이 믿고 붙잡고 싶은 가치와 관념에 중독되어 둔감해진 사람들이 아닐까? 우리는 진실에 눈감고 둔감해지면서 남들이 옳다고 하는 관념과 자기식의 경험에 집착되어 현재의 진실을 회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재의 내안(있는 그대로의 나)에는  "두려움을 느끼는 나", "외로워하는 나", 밖으로만 달려갔기에 내면이 텅 빈 "공허한 나"들이 있지만 이런 나를 보고 싶지 않아 스스로 둔감해지고 무뎌지기를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둔감함은 닫혀있는 마음이다. 그것은 기준과 관념에 갇혀있고, 틀지어진 마음이다. 그것은 두려움을 회피하고, 진실을 외면하며, 자신의 무지를 보지 않으려는 마음이다. 신경증(우울과 불안 등)은 외부의 상황으로 부터 자신을 지키고 싶은데, 몸과 마음의 감각자체가 예민하게 열려있어 자신의 뜻대로 외부가 통제되지 못하는데서 오는 고통이다. 그러기에 그들이 호소하는 고통은 자신의 뜻과 다르게 열려있는 감각이나 신경자체를 무디게 하여 다른 사람들처럼 무감각하게 되기를 원하는지도 모른다. 약물치료는 신경과 감각을 무디게 만들고 그런 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닫혀버린 감각과 얼어붙은 신경은 생명력과 활력을 차단하여 삶의 행복과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게 한다어쩌면 신경증은 내면의 진실을 향해 열려나가려는 얼어붙은 감각들의 외침이며, 둔감함과 무감각으로 죽어가는 감정과 생명을 살리려는 영혼의 선물인지도 모른다. 신경증에 걸린 사람들은 내면의 진실을 직면하지 않으려 온갖 행위들을 한다. 그들은 자신을 다른 무엇과 동일화하기도 하며(종교와 같은 정신적인 것이나 재산과 지위와 같은 물질적인 것으로), 자신이 만든 이미지(가치와 관념과 신념들)를 유지하고 지키려 자신을 정당화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고통스러운 감정들로부터 회피하거나 도망치고자(컴퓨터나 술, 오락, 도박, 쇼핑, 섹스 등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신경증은 무의식적으로 굳어버린 감각들의 새로운 열림이며, 습관적인 방어패턴을 위협하여 스스로를 예민하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신경증이 요구하는 감각의 열림이나 삶이 요구하는 변화에 귀 기울이기를 저항하며 둔감해지려고 한다. 예민함이란 자신과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여는 것이다. 신경증의 예민함은 아직 그들의 마음이 자기내면을 향해 열리지 못하고, 외부의 환경에 대해서만 감각들을 예민하게 만들어 부정적으로 방어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런 예민함은 관계 안에서 혼란을 일으키게 할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신의 습관적인 패턴을 인식하고 상황에서 방어하려는 마음이 일어날 때 열림을 선택한다면 예민함은 삶의 진실을 가장 풍부하게 느끼는 최고의 수단이 된다


예민함이 내면의 열림으로 나아가야만이 우리는 진정한 자신의 내적 요구와 삶을 이해할 수 있다. 예민함은 진리를 알 수 있는 이해의 마음이며, 살아있는 생명과 사랑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숨 쉬는 수단이다. 예민한 사람만이 진정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둔감함은 신념에 묻혀버리거나, 신앙과 관념에 자신을 놓아버리고, 자신을 회피하고 집단속으로 도망치게 만드는 어리석은 안전감이다. 둔감함은 무지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비록 예민하게 열려서 힘들고 상처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예민함은 스스로를 진리로 이끌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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