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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차 아이수 과정에서는 나의 역할 찾기를 통해 나를 받아들이는 공부를 했다. 나를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준  <베개를 지키고 빼앗던 짝활동>을 통해 내 것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던 무의식의 나를 만났다고 한다면, 오늘 <가계도 그리기를 통한 내 역할 찾기>에서는 나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었던 나의 어둠(싫어하는 면)을 만나고 이해하고 나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원장님께서 본인의 경험담을 들어 영웅성취자의 역할에 대해서 설명하셨을 때 나는 어제 일지에서 해결하지 못 했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왜 나는 남편을 비롯한 자식, 직장에서는 학생들 및 동료교사까지 다른 많은 사람들의 작은 실수, 장난, 기대에 어긋난 행동을 조금도 용납하지 못하고 화를 내는 것인가? 남편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좀 더 조심성 있게 아이를 안전하게 돌보지 못 했다며 남편을 질책한다. 큰 아이가 네 살배기 어린 아이라도 예외는 없다. 아이가 엄마가 좋다가 뛰어와서 실수를 하거나 블라인드 줄을 올리고 내리며 놀아도 혹시 그것이 고장이 날까 아주 일관성 있게 혼을 냈다. 어린 아이한테 왜 그러냐는 남편의 핀잔에 방어적이 되고 그러다보면 또 나는 모성애도 없나 하는 자기 비난과 자기 부정을 일삼았다.



어린 시절 나는 가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란 애어른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비롯한 여러 갈등 속에서 나는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부모님의 자랑이 될만한 업적을 쌓아야 했다. 그러다보니 우리 집에서 나는 영웅성취자의 역할을 떠맡게 됨으로써 그 역할을 하다 보니 나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가 조금이라도 어긋나거나 부족한 모습을 보면 그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성향을 가지게 되었다.


이해가 되었다. 모성애가 부족한 것도, 내가 완벽주의자라서도, 남편을 신뢰하지 못 해서도 아니었다. 그러니 더 이상 죄책감을 가지고 고통스러워 하지 않아도 된다. , 내 유년 시절의 역할로 인해 내게 이런 어둠의 면이 존재하게 되었구나. 그러면 이제 내가 원치 않는다면 이 역할에서 벗어날 수 있구나. 이 역할이 실제 내가 아니다 라는 것을 계속 상기시켜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애어른인 아이들이 스스로 떠맡는 역할들을 모두 소개받고 실제로 나의 가계도를 그려보며 나 자신과 내 형제 자매는 어떤 역할을 떠맡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12녀중 둘째인 여동생의 역할을 쓸 때 현재와 혼동되는 부분이 있어 여동생의 역할을 대리배우자에서 있으나마나한 아이로 수정하기도 했다. 부모님 각자의 성격과 관계를 보면서 나 또한 부모님께서 과거에 하시던 모습을 많이 닮아 있어 실소가 나오기도 했다.









































두 분의 성향은 반대였고 친가 쪽의 문제와 아버지 음주습관으로 인한 문제로 갈등이 있으셨지만 두 분 사이에는 사랑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나와 남편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강한 편인데 항상 사소한 일로 싸우기 시작해서 완전 큰 싸움으로 번진다. 그리고 그 싸움 또한 오래 가지 않는 편이다. 어쩜 이럴까 싶다. 부모님의 업식이 나에게서 발견된 또 다른 한 순간이었다. 나의 이 업식은 여기에서 끝을 내고 이제라도 내 아이들에게는 물려주지 말아야지. 원장님께서도 그러셨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성원님께서도 말씀해주셨다. 금방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알아차림을 계속 하다보면 이 업식은 소멸되고 새로운 업식이 쌓일 거라고...

 

 

부모와 나의 관계에 대해서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왠지 모르게 울적하기 시작했다. 최면 명상을 통해서 좋아하는 사람을 그릴 때 생각과 달리 엄마 얼굴이 잘 떠올리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더군다나 싫어하는 사람을 그릴 때는 사람들 얼굴이 아예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의식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을 거부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대상의 이미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 대상이 누구인지는 알 수 있었다. 바로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셨다.


특히 엄마의 경우에는 죄스러운 마음이 들어 불편했지만 원장님께서 말씀하시길 나의 내면에서 내가 싫어하는 모습들이 있을 것이니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그런 사실을 인정하고 부모님의 성격을 정리해보니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에게서 내가 평소 싫어했던 나의 모습이 있었다. 더 이상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나를 옥죄지 않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부모님과 나와의 관계에 대해서 초연하게 되돌아볼 수 있었다.


아버지께 나는 아버지가 못 배운 것에 대한 한을 풀어주고, 공부도 잘 하고, 피아노도 잘 치고, 농악도 잘 하는 식으로 아버지의 자랑이 되어야 했고, 어머니께 나는 아버지와 할머니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나에게 토로하셨고 그런 엄마가 자식 하나만큼은 잘 키웠다는 소리를 들으실 수 있도록 착한 딸이 되어야 했다. 동생들 또한 나에게 있어서 내가 부모님 대신에 책임감을 가지고 돌봐주어야 하며 어긋났을 때 매를 들고 훈육을 해야 하는 대상이었다.



내가 골랐던 나의 주된 3가지 역할은 모범생, 눈치 보는 아이, 책임감 강한 아이였다.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자랑이 되기 위해서 뭐든지 열심히 하고 악바리처럼 했다. 완전히 뛰어나진 않았지만 선생님께 예의바르고 칭찬을 받는 모범생이었다. 반대 성향을 지닌 부모님 사이에서 친가에서 일이 있을 때마다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문제를 일으키실 때마다 나는 혹시 불똥이 나에게 튀지 않을까? 엄마가 또 맞지 않을까? 이번에는 또 어디로 피신을 가야 하나? 하며 눈치를 보던 아이였다.


가구 제조공장을 운영하셨던 아버지와 아버지 일을 도와 경리 역할까지 하던 어머니를 대신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동생들을 돌보고 필요시 공장 아저씨들의 새참을 준비하기도 했고, 공장에 일손이 부족할 때는 초등학생인 나와 동생들도 서랍, 책상, 장롱 등을 운반하기도 했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눈물이 났다. 화장실에 가서 잠깐 울었다. 억울함도 슬픔의 눈물도 아니었다. 이러한 역할 찾기를 통해 나의 과거로의 여행은 지금까지 거부하고 부정했던 내안의 어둠을 이제는 이해하고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내 어린 자아가 가엾어보였고, 그 상황을 견디고 이겨내기 위해서 얼마나 용을 쓰고 애를 썼을까 싶은 마음에 눈물이 났다. 이제라도 알게 되어서 반갑고 이제라도 너를 만나게 되어서 고맙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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