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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기제 - 전치와 전이

조회 수 9857 추천 수 63 2008.02.15 09:37:03
뻥아님이 추천한 싸이월드에서 정신과 의사의 글을 편집해 보았습니다.
일반인들이 자신의 부정적 습관화된 마음이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전치와 전이라는 심리적 용어로 표현한 글이네요.
읽어보시고 참고하면 좋을것 같아 올려봅니다.


**  방어기제 : 전치와 그 결과인 전이

오늘 내용은 정신분석의 전부라고 해도 될만한 내용이예요.
인쇄해서 한 10번 정도 읽어보면 좋겠어요. ^^ 책으로도 한 권인 복잡한 내용이고 중요해서요...

@ 방어기제 : 전치(displacement)와 그 결과인 전이(transference)

* 전치는 정신분석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예요.

우선 뜻을 간단히 보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분풀이한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어요.
제가 처음에 헷갈렸던 대치가 꿩대신 닭이다라는 속담이고요. 뜻도 뜻이지만 속담으로 기억해두면 좋겠어요.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분풀이하는 전치에 의해서 생기는 현상이 전이(transference)라고 해요. 전치, 전이 그리고 지난번의 대치까지 비슷한 것들이 계속 나와서 쓰는 저도 약간 미안한데, 그래도 중요한 거니까...

예를 들어보지요. 어릴 때 아버지가 엄격해서 어려워했던 사람이라면 커서 아버지 같은 나이나 위치의 사람이 어려울꺼예요.
실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와는 전혀 상관없이요.

어떤 20대 여자가 자기 아버지와 너무 사이가 좋고 사랑했어요. 그런데 그 아버지는 약간 대머리에 배도 나왔어요.
그리고 이 여자가 남자들에게 아주 인기가 좋다고 해봐요. 멋진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겠지요.
그런 사람들은 별로 눈에 안 들어오고 이마도 좀 넓고, 배가 나온 남자가 은근히 끌린다는 게 전치라는 거예요.

살짝 미치는 콩깍지하고도 좀 달라요. 콩깍지는 뇌에서 도파민(정신분열병에서 변화가 오는 신경전달물질)이 한 30개월 정도 올라가는 거라서 그 기간이 지나면 보기도 싫어지지요.
하지만 전이는 그 기간이 더 오래 지속되기도 하고, 안정적으로 나타나요.
콩깍지가 대머리 아저씨에게 한번 씌웠다고 해도, 다음에 또 그런다는 보장은 없지만 전이에 의한 거면 반복해서 대머리 아저씨를 좋아하고, 연애 뿐 아니라 업무 등의 다른 상황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이예요.

여기서 중간 정리를 해보면, 전이는 어렸을 때 엄마, 아빠에게 느꼈던 마음을 커서 다른 사람에게 약간 착각하며 느끼는 것을 말한다고 생각하면 되요. (이 말은 매우 부정확한 말이긴 하지만, 일단은 여기서는 이정도로...^^)

전이가 일상에서 나타나는 양식을 살펴보도록 해요. 전이는 한마디로 착각이지요.
사회적으로는 선입견 또는 편견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예전에 경험했던 사람과의 경험 때문에 현재의 사람을 그 시각을 보는 것도 전이의 예고요.
그래서 부정적인 경험을 많이 한 사람들은 세상을 부정적으로 볼 가능성이 많고, 부정적인 경험을 많이 했어도 세상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매우 성숙한 사람이거나 그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뛰어넘는 긍정적인 경험을 했을 거라고 추측할 수 있겠지요.

치료에서도 전이는 매우 중요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프로이트의 업적 중에서 중요한 것 세가지를 뽑으라면 외디푸스 콤플렉스, 전이, 무의식이라고 생각해요.
그중 하나를 빼라면 외디푸스 콤플렉스이고 하나 더 빼라면 전이이고 마지막으로 남는 것이 무의식이지요.
그런데 임상적으로 보면 전이가 가장 피부에 와 닿게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 정도로 중요하다는 거지요.

임상적으로 전이가 나타나는 것은 의사(치료자)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기의 옛날 사람과 착각하는 동일시를 한다는 거예요.
성별도 상관이 있어서 저 같은 남자 아저씨는 아버지나 선생님 같은 사람으로 착각하고, 여자 치료자라면 엄마와 (잘 못) 동일시가 될 가능성이 많겠지요.

부모에게 잘 못하면 지적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라면, 치료자에게 말을 잘 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을 느끼지요.
그래서 말이 끊기는 상황이 오면 괜히 더 불안해지고요. 부모에게 의지하고 부모가 많이 받아 주었던 사람이라면 치료자가 자기 응석을 받아주길 바라고 요구하는 것도 많지요.

남편을 믿지 못하는 여자라면 남자치료자에게 ‘저 사람이 내 심정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을 밑바탕에 깔고 치료에 임하기 때문에 어떤 지적을 할 경우, ‘거봐, 내 편이 아니잖아’라는 식으로 생각하기 쉬워요.

여기서 치료자를 직장 상사, 연인으로 바꾸면 그대로 적용이 되지요.
화성남자 금성여자 같은 책도 결국은 전이를 다루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겠지요. 다만 그 대상이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사람들이 아니라 문화, 성의 차이라는 더 큰 배경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요.

여기서 전이의 정확한 뜻을 얘기해봐요. 아까 위에서  "어렸을 때 엄마, 아빠에게 느꼈던 마음을 커서 다른 사람에게 약간 착각하며 느끼는 것을 말한다고 생각하면 되요."  라고 얘기를 했지요.

그런데 꼭 어릴 때일 필요는 없으니까 과거에로 바꾸고요. 약간 어려운 말로 하면 이전의 발달 단계로 한번 더 가공. 엄마, 아빠 만 있는 건 아니지요. 이렇게 하면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이모, 고모, 삼촌 같은 사람들이 서운해 하겠지요.
그러니까 중요한 사람으로 일단 확장 시켜야 해요.

그런데 만약 사랑하던 강아지가 있어서 커서 보신탕 먹는 사람들이 별로 이쁘지 않게 보였다면 사람일 필요는 없지요.
엄마의 냄새나 말투, 표정에서 좋은 인상을 느꼈다면 생물일 필요도 없어요.
그래서 사람이나 동물이 아닌 어떤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 모든 것, 자기 말고 모든 것, 일인칭 말고 모든 걸 의미하는 대상으로 바꿔야 해요.

게다가 꼭 느끼는 것만은 아니예요.
안경 쓴 아빠가 박식해서 안경 쓴 사람이 똑똑하다는 전이를 느낀다면 생각이고, 잔소리하는 엄마나 아빠에게 짜증을 느껴서, 나중에 커서도 잔소리에 유난히 민감한 감정을 느낀다면 그건 감정이지요.

외국 나가서 한국 것만 보면 태극기 영상(이미지)이 떠오른다면 그건 생각이나 감정이 아닌 이미지이요.
자기를 인정하지 않던 아버지에게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꼈는데 나중에 전이가 꽂힌 사람에게 살해 충동을 느낀다면 그건 앞의 세가지와 다른 충동이지요. 이래서 느낀다고 하지 않고 경험한다 고 해야 해요.

정리해 봐요. 이전의 발달 단계에서 중요한 대상에게(대상과의 관계에서) 경험했던 생각, 감정, 충동, 이미지를 현재의 대상에게 잘 못 경험하는 것을 전이라고 해요.

그런데 이런 건 자기가 의식하진 못해요.
아버지에게 강한 감정이 있던 사람이라면(좋거나 나쁘거나) 아버지 비슷한 사람에게 무의식적으로 전이를 경험해요.

그리고 그건 반복되요.
그런 사람만 보면 같은 일이 일어나지요. 엄한 아버지에 대한 부담이라면, 남자 선생님, 남자 교장 선생님, 교회의 남자 목사님, 군에서 장교, 사회 나와서 직장 상사, 결혼할 때 장인어른 등등 매번 아버지급인 사람에게 반복해서 경험해요.

그 외에 퇴행적이라는 것이 있는 데 이건 설명하려니 약간 어렵게 느껴지네요...
퇴행이란 쉽게 말하면 어려지는 것이니까, 전이에 따라서 비현실적인 착각을 하면 그 나이에 맞는 판단은 아니니까 어려지는 퇴행이라고 하겠고요.

착각이란 얘기를 계속 반복했으니까, 이건 틀린 것이고 조금 유식하게^^ 얘기하면 부적절(inappropriate)하다고 해요.

그럼 전이의 뜻은 어렵지만 좀 알겠는데 이게 무슨 방어냐?라고 질문할 사람이 있을 거 같네요.

어릴 때 우리는 압도적인 환경에 둘러 싸여서 (내가 이기는 사람은 동생 태어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없으니까. 심지어는 집에서 키우는 똥개도 집안 서열을 알아보고 무시함. -.-;;) 힘든 경험을 많이 하지요.
용어 쓰면 외상적 경험(traumatic experience)를 하는데, 그 나이에 그걸 해결하긴 힘들지요.

예를 들어 뱀에게 물린 적이 있으면, 다음엔 뱀 비슷한 걸 보면 일단 도망가야 생명을 부지할 수 있겠지요.
그러니 일단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안전을 우선 생각하는 게 좋겠지요.
또 그 나이엔 논리적인 생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경험을 통해서 지혜를 얻는 시행착오가 많잖아요.
그러니 예전의 경험을 중시하는 아이의 인지적 한계 때문에도 이런 일이 생기지요.

부정적인 경험이 덜 하다면 여유가 생겨서 조금 더 차근차근 생각할 수 있어서 전이가 조금 덜한 게 아닌가 싶어요.

하여간 정신분석학에서는 전이 때문에 생긴 착각이 좀 심하게 일반화되어서 나타나면 전이신경증이라고 해요.
쉽게 얘기하면 전이가 모든 거다라는 거예요. 정신분석의 목적도 전이를 해결하는 거고요.

예전에 성철 스님이 한 법어가 있지요.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이 말의 불교적 의미를 제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전이라는 것과 연결시켜 보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맞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품어보고 진실을 찾으려 하고 그래서 자기가 대하는 대상(주로 사람)과 편견 없이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그것이 성숙의 완성단계라고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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