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제목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해안공님의 자기탐구 일지....

조회 수 1194 추천 수 0 2019.06.13 06:44:33

첫째가 친구의 전화를 받는다. 첫째가 같이 노는 무리 중의 한 명이다. 예전에도 그 아이는 우리 첫째가 무엇을 한다고 자신의 전화를 못 받고, 그 후 다른 아이 전화를 받으니 다짜고짜 "너 맞을래??"라고 말해 우리 아이가 당황을 했던 일이 있던 아이였다. 아이는 무안해하면서도 "무엇을 하느라 몰랐고 다음에는 꼭 받을게^^"라고 잘 넘겼다. 그 후 아이에게 기분을 물어보니 속이 상했었다고 말해 같이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다.



어쨌든 아이들이 매일 통화를 하고 모여 노는데, 오늘 그 아이가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려보고 있고, 다른 친구들도 전화를 받지 않고 우리 첫째도 놀지 못한다고 말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그 아이가  "ㅇㅇ이가 전화를 안받으니까 니가 전화를 해서 내가 어느 놀이터에서 기다린다고 말해." 라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지가 뭔데 우리 딸한테 저런 걸 시켜.' 라며 한번 본 적이 있는 그 애 부모까지 미워졌다.



애를 저 정도로 예의 없이 키웠나 싶은 생각에 열불이 났다. 적고 보니 스토리가 돌았다는 것이 보이는데 그 순간에는 내가 정말 당황스러워 우리애가 그 애 말을 제발 안 들어 주기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우리 애는 "나는 놀이터에서 안노는데?..."라고 하다가 "알았어."라고 말을 하며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준다. 우리 아이가 전화를 해도 다른 애가 안받길래, 우리 아이는 다시 그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그냥 쿨하게 "ㅇㅇ이가 전화를 안받아."라고 하고 전화를 끊는다.



사부님께서 "속상했어?"라고 묻는 것은 이미 속상한 쪽으로 생각을 하게 된다는 말씀이 생각나 "기분이 어때?"라고 아이에게 물었다. 아이는 "괜찮은데?"라고 한다. 아이가 괜찮다고 하지만 무엇인가 조취를 취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다 등산에서 성원 사부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떠올랐다. "해안공이 아이 것을 다 책임지면, 아이가 할 몫이 줄어든다. 아이 것을 빼앗는 것과도 같다. 균형의 논리로 그렇지 않느냐..“ 아이 친구의 그 한마디로 속이 끓고, 그리고 아이의 몫으로 남겨두려니 다시 속이 끓었다.



내 속에서 이 상황을 어찌 하고 싶은데 참아 내야하는 큰 저항이 밀려옴을 느낀다. 무엇인가 큰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이 느껴졌다. 이 상황을 내버려두기가, 뭔가 해집고 지나가지 않기에는 '내가' 불안했다. 내가 의식을 못하며 이런 마음을 아이들에게 그대로 주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아이들이 보이는 불안과 두려움이 이해되고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았다. 아이가 정말로 아무렇지 않아 보이고 그런 친구를 통해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아무렇지 않다고 해도, 그건 아이의 자존심이고,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이상, 아이의 마음을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나이고, 내가 아이이다. 내가 피해자이고, 아이가 피해자이고, 약자라는 것이 깊이 몸에 배여 있는 듯하다. 경계를 침범하는 사람을 잘 다뤄내고 표현하는 것을 길러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상대가 무례하다.라는 명목으로 상대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 있음을 본다. 한번을 하지 않으니, 나의 불안을 마구 내뱉고 싶은데 그것을 참아내는 것이 쉽지 않음을, 인식 없이, 하던 대로 마구 불안해해 여지껏 오히려 불안을 더 증폭시켰던 나의 습관이 보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저희 홈피를 찾아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5] 관리자 2008-03-24 77659
공지 <나를 꽃피우는 치유 심리학>이 출간되었습니다. imagefile [5] 성원 2009-12-21 84945
1363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탐구하면서... - 해... 원장 2019-09-09 1227
1362 너무 신나고 행복한 하루... - 애주 원장 2019-09-09 1276
1361 등대님의 자기탐구 일지.... 원장 2019-07-24 1421
1360 금강님의 자기탐구 일지.... 원장 2019-07-17 1461
1359 해무님의 자기행동탐구 일지.... 원장 2019-07-08 1481
1358 7월 생활명상 칼럼 imagefile 여신357 2019-07-03 1380
1357 공감님의 자기탐구일지.... 원장 2019-06-27 1349
1356 공자님의 자기탐구 일지.... 원장 2019-06-24 1236
1355 젊은아가씨 나를 봐줘여 36년 모태솔로 2019-06-16 1250
» 해안공님의 자기탐구 일지.... 원장 2019-06-13 1194
1353 공유님의 자기탐구 일지.... 원장 2019-06-13 1116
1352 사이공 모임을 끝내면서... - 선화 원장 2019-06-13 950
1351 다시 돌아온 미국 집... - 공유 원장 2019-06-07 895
1350 수나타님의 단식일지.... 원장 2019-05-29 923
1349 6월 생활명상 칼럼 imagefile 여신357 2019-05-27 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