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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 3를 보고서... - 우공

조회 수 817 추천 수 0 2016.02.15 00:38:54

영화를 보면 악당 카이가 팬더 마을을 습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장면에는 주인공 포가 카이에게 악명스럽고 잔인한 카이라고 말하자 카이는 자신을 인정해준다며 좋아합니다. 만약 포가 카이에게 친절하고 착하다고 말을 했으면 카이는 좋아했을까요? 만약 그렇게 말했다면 카이는 정체성에 혼란을 겪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카이는 악당이기 때문에 악당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악당은 친절하고 착하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포가 팬더들의 기를 받아 용의전사가 되어 카이와 싸우는 장면이 나옵니다. 대스승인 우그웨이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위해 동굴에서 30년동안 있었다고 합니다. 포는 혼잣말을 합니다. 내가 누구냐고? 국수집 아들. 팬더의 아들. 용의 전사 등등 모든 것이 자신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역할과 정체성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상황과 장소에 따라 유연하게 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나한테 나라고 규정한 것에 반대되는 말을 하면 혼란을 겪고 그것은 나가 아니라고 합니다. 부정합니다. 저는 아버지를 부정했습니다. 제가 생각한 아버지의 상은 친절하고 따뜻하고 자기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저의 상과 달랐습니다. 아버지이기 전에 그는 그냥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역할로서 아버지를 보았습니다. 저는 아버지처럼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싫어서 저것이 되려는 상을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에서는 역할을 강조합니다. 학생은 학생다워야 하고 어른은 어른다워야 한다고 합니다. 정치인은 정치인답게 국회에서 싸워야 합니다. 역할로서 만날 때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역할에는 당위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역할에 종속된 삶은 고통과 문제들을 야기합니다. 역할에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만 본인을 한정 지음으로써 욕구를 드러내기 어렵게 만듭니다.


역할이 나가 아닙니다. 역할은 도구일 뿐입니다. 대통령으로써 일을 처리하면 상대를 이해할수 없고 일방적인 명령이 됩니다. 오바마의 눈물처럼 인류애와 같은 사랑으로 만날때 국민과 대통령이 소통과 이해를 할수 있습니다. 우리의 고통은 붙들고 있는것에서 일어납니다. 내가 붙들지 않은 것에 대해서 누군가가 말할때 나는 악당이어야만 해라는 카이처럼 역할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자신을 볼필요가 있습니다.


 

갈매기

2016.02.25 21:12:34
*.55.170.127

우공님의 글을 보고 제자신이 남한테 어떤역활로 보여지는가에 대해서 살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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