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제목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1주일 전 부터일까.. 난경 누나랑 같이 공원을 산책하다가 느꼈다. 어느새 모르겠다라는 말을 내가 안하기 시작했다는 걸.... 무언가 안정되고 안착된 느낌이랄까.. 여전히 모르는 것이지만.. 굳이 말하자면 내 자신이 뭔가 다시 태어난 느낌이였다. 바뀐건 아무것도 없었다. 힘들거나 아픈 것.. 업식들.. 감정들.. 생각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삶.. 그 수준이라면 수준 같은 것들... 만나는 대상들.. 그리고 그 속에 나라는 익숙한 존재..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었다.


하지만 뭔가가 달랐다.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지만 뭔가가 다른 느낌이었다. 한번 무언가가 털어지거나 씻긴 뒤에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이것이 그저 본다는 그 느낌인지.. 이쯤 되니까 생각이니 감정이니 내가 어떤 규정지을 만한 느낌이랄만한 게 없어져 갔다. 모르겠더라.. 생각에 빠진다는 것도 없는 것 같았고, 감정에 빠진다는 것도, 그 어떤 무엇이든 흘러가는 상태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에 이렇다고 이름붙일만한 게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나라고 표현하기 부족한 나라는 어떤 존재가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다.


이따금씩 밀려드는 행복감, 만족감..... 나는 지금 삶을 살고 있다. 사람들 속에.. 어느샌가 떠들고 이야기하고 있고, 나도 모르게 어떤 의도도 없이 이야기를 하고 있고, 만나고 있고, 또 선생님들 밑에서 배우고 있다. 일도 하고 있다. 의식 못하다가 문득문득 아니 자주 '팟'하는 그런 느낌이 들때가 자주 있다. ... 나 지금 살고 있구나.. 그러면서 새삼 나라는 존재와 주변의 모든 것들이 다 신기해져 버린다. 눈물이 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내가 나라는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라는 그 어떤 자각 같은 게 강하게 일어난다. 그리고 이렇게 하고 있는 나르 지켜보는 느낌이 든다.


삶은 흘러가고 있고, 나라는 것도 그때그때 계속 흘러가고 변화하는 걸 느낀다. 이렇게 흘러가는 나에 대해서 생각이니 감정이니.. 뭐랄까.. 느낌 이런 것도 무언가 붙이기가 모호하다. 알수가 없다. 그냥 뭔가 전체로서의 나라는 느낌이라해야 하나.. 순간순간 드는 모든 것이고, 그때그때마다 전혀 다른 나를 만난다. 생각이 나면 생각이 나는대로.. 업식이 일어나면 업식이 일어나는대로.. 느낌이 들면 느낌이 드는대로..


오히려 모르겠음 이전보다 내 업식이나 생각, 감정이 더 강렬하게 느껴진다. 순응? 같은 느낌도 아니고 오히려 그런 것들에 대해 더 잘 느끼고, 더 가까워져 버린 느낌.. 본래의 상태로 돌아온 느낌이다. 마치 센터에 오기전에 정말 힘들었던 그 시기로 다시 돌아와버렸다랄까.. 일하면서도 그렇고 그냥 있기만 해도.. 도반들 사이에서도.. 새삼 모든 것이 너무 불안하고 두렵다라는 느낌이 있다. 그것에 크게 의미를 붙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너무 강렬하게 흔들려서 외부로 나가는 내 반응이 움추러드는 것 같다.

 

사람들과의 관계와 삶에 대한 모든 것.. 에고는 끊임없는 견제와 비난과 몰아세움.. 정말 빈틈도 없이.. 어떻게 해서든 없는 것에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가지 것들을 붙이고 또 붙인다. 느낌으로으로 보면 내 업식과 에고의 패턴을 더 잘 느끼게 되고, 그것에 더 직면되는 느낌이다. 힘들다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불안하고도, 두렵다고도 표현하기가 그렇다. 그렇게 흔들리고 흔들리는데, 느끼고 또 느끼지만.. 이게 그저 이렇게 바라보는... 바라보는 것도 아닌 이것이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조금 힘이 든다고는 표현할 수는 있겠다.

 

맡기는 것.. 원장님이 말씀하셨던..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가려고 할 때 에고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날뛰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못 믿게, 불가능 할거라고, 또는 자기비하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점점 드는 방향은 그럴수록 더 내 안에 그것에 대한 선택..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선택, 믿음과 사랑이다. 모르겠지만.. 너무 두렵지만.. 두렵더라도 온전히 믿고 맡겨보는 것.. 그게 지금 다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지금 나에게 필요한 말인 것 같다. 내 안에 나도 모를 그것에..


원장

2016.02.04 15:39:10
*.81.8.48

그것은 앎이 붙지 않는 모르는 자리.
모르지만 믿고 맡기고 나가야할 자리.


그 자리는 모양도 이름도 없는 원래의 자리
달라진 것은 없지만 모든 것이 달라보이는 이상한 자리.


붙잡고 집착할 것이 없으니
모든 것이 잠깐 머물다 흘러버리는 그자리는
처음도 끝도 텅 비어 있는 꽉찬 자리이다.


그자리는 붙잡고 동일시하는 에고의 속성에서는
너무나 낯설고 두렵고 불안하지만
에고 또한 한방탕 머물다가 흘러가는 자리.


흔들리지만 흔들리는 실체가 없으며,
움추리지만 움추리는 '나'가 없으며,
불안하고 두렵지만 그 또한 한 찰라에 흘러간다.


낯설지만 그것에 대한 믿음으로 그자리는 커져가고,
두렵지만 먼저 간 선생이 있기에 용기로 나아간다.


조금씩 느껴가는 행복감과 만족감은
에고가 아닌 생명자체의 살아있음이 느끼는 충만함.


한 걸음씩 나아가는 그대의 발걸음에 축복이 있으라....


갈매기

2016.02.12 00:09:10
*.55.149.119

현경님 자신을 위해서 계속 고민하고 탐구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저희 홈피를 찾아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5] 관리자 2008-03-24 77914
공지 <나를 꽃피우는 치유 심리학>이 출간되었습니다. imagefile [5] 성원 2009-12-21 85227
1213 쿵푸팬더 3를 보고서... - 우공 [1] 원장 2016-02-15 818
1212 덕산의 새로운 헤아림.. - 덕산 [1] 원장 2016-03-03 821
1211 내마음에 대한 탐구 - 아노 원장 2015-10-12 822
1210 주말명상 내용과 질의응답 정리 - 목우님 원장 2017-11-13 822
1209 캐나다에 여행가서 쉬면서 느낀점... - 공진님 원장 2018-02-17 822
1208 우공의 생활명상 일지.... [1] 원장 2016-03-24 825
1207 별그대님의 탐구일지... 원장 2016-05-01 825
» 내안의 온전함을 향해 한걸음씩.... - 현경 [2] 원장 2016-02-04 825
1205 내안의 익숙한 습관 찾기 - 태원 원장 2015-12-19 828
1204 진아님의 탐구일지.... [1] 원장 2016-04-04 830
1203 불안한 생각으로부터 자유를... - 성원 [1] 원장 2016-01-31 831
1202 생각의 집착.. 강박에 대하여 - 우공 [1] 원장 2016-04-12 834
1201 '삶의 기술'에서 생각의 부분을 정리 - 태원 원장 2015-12-18 840
1200 나만의 열정을 가슴에 새기며... - 태원 [1] 원장 2016-04-09 844
1199 우공님의 자기탐구 일지.... 원장 2017-08-14 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