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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에는 부모님과 자형들 그리고 계속해서 회피해왔던 친척들과의 모임, 그리고 종친회를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부모님이 원하시기도 했고 계속해서 피하고 숨어버리는 '나' 자신이 무엇이 두려워서였나 고민해보고, 탐구해봤을 때 이것은 그들에게 보여지는 '나'라는 '이미지'를 지키고자 스스로 숨어버린 격이었다.



누나들처럼 사회적인 지위에 있어서 가서도 당당해지고 싶었고, 또 다른 한편으론 누구보다 인정받고 싶었고, 부모님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싶어하는 '나'가 있었다. 이것들은 모두 '나'라는 에고에서 만들어진 frame들이며 나는 그것이 아니었다. 현재의 나는 그냥 태원이일 뿐이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무언가 껍데기를 씌우고 포장을 한다고 해서 '나'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알았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출발을 하게 되었다. 신기하게도...별다르게 쓸 내용은 없다. 친척들과의 만남에서도 자형들과의 만남에서도...누나들과의 만남에서도 '요즘에 뭐하는데?' '대학교 자퇴하고 쉬다가 일자리 구해서 일하려고 합니다.' '어디?...' '대구 칠성시장쪽에 있는 자그마한 곳입니다.' 일부는 그런 나를 그대로 받아주신 분도 계시고 그렇지 않은 분도 계신다.



당황해하는 표정... 그런거 해야할 나이가 아니지 않느냐? 등등... 그런데 신기하게도 순간에는 내안의 공격성과 '이미지'의 성을 지키고자 하는 익숙한 저항감이 일었지만... 부끄러운 마음이 없었다. 스스로 당당하고 책임질 수 있게 되니 그저 그렇게 말씀해도 예 ...^^ 하고 웃으며 넘어갈수도 있었고, 큰 뜻이 있습니다 라고 넉살을 부리기도 하였고, 부정성에 휩쓸리기 싫어서 다른 얘기로 전환도 해보고... 직접 겪어보니 그들은 나에게 큰 관심도 없었고... 스스로 '나'라고 만든 '멋있고 좋은 이미지'라는 성을 지키고자 눈 가리고 아웅했던 격이었다.



뭐 그래서일까? 친척들과 만나고 와서도 불편하지 않았다. 종친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계속 그런 흐름의 연속이었다. 집에 와서는 더욱 그랬다. 누나들과 자형들 속에서 떳떳하게 있었고 눈치보던 '나'도 줄어들고 그냥 편하게 있었다. 누나들과 자형들에게 인정받고자 조카들을 더 열심히 봐주자 이런 마음도 없었고, 아버지와 잘 지내는 척 해서 듣기 싫은 소리 들을 마음도 없으니...별다른 얘기도 나오지 않았다.



사실 기억나지도 않는다... 그냥 집에 편했다. 얼마만에 느낀 감정과 포근함일까?? 근데 깨달은 점이 집은 변함이 없는데 내 마음이 편안하니 무리에 섞여도 조화롭게 지내게 된건 아닌가? 싶었다. 누나들도 오히려 이번에는 얘기도 많이하고 억지로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도 안하니 자연스럽게 있다가... 난 내 일정을 눈치보지 않고 나와서 친구들과 간만에 만나 화투도 치고 재밌게 보냈다. 그냥 그랬다...그저 그랬다...



내가 지키고자 했던 것들이 망상이었고... 그  망상들을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니 세상이 점점 가벼워진다. 이 평온함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모르겠다. 인생은 오르막 내리막이 있으니 말이다. 다만 현재의 흐름에 '나'를 내리고 겸손하게 선생님들과 도반들께 배운 가르침대로.. 묵묵하게 한 발 한 발 가다보면... 태원이란 이름이 더욱 빛나지 않을까? ^^


갈매기

2016.02.25 21: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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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하고의 관계에서 자기 자신을 잘비추어 보고 외부에 의식을 두지 않고 자신한테 잘 두셨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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