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520
눈으로 사물을 보지만
눈이 없는데도 사물을 보는 것은 무엇인가?
귀로 소리를 듣지만
귀가 없는데도 소리는 어디에서 일어나는가?
코가 있어 냄새를 맡지만
코가 없는데도 냄새는 누가 맡는가?
보는 눈이 하나의 상이요.
듣는 귀가 하나의 모양이요.
냄새맡는 코가 하나의 형상이라면,
몸도, 오감도, 생각도,
모두가 하나의 상일 뿐인 것을...
하지만 몸을 있게 하는 그것,
사물과 소리와 냄새를 있게 하는 그것,
생각을 생각이게 하는 그것,
그것을 이름하여 마음이라한다면
세상은 오직 마음뿐이구나....
모든 것을 품고 있지만
어디에도 물들지 않는 그것,
어떤 것이 일어나고 사라져도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는 그것,
만물이 생기고 사라져도
마음이라는 한 물건은 언제나 그대로구나....
생겼다 사라지는 인연의 배경이 되고,
몸을 있게 하고 '나'를 있게 하는 그것...
그것을 이름하여 마음이라 한다면
정녕 모두 것은 마음 뿐인 것을.....